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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중기 재정계획 오차 커지는데 대책은?

국가채무·예산 규모, 임기 중반인데 임기 말 목표치에 근접…재정건전성 우려에도 계속 늘어

2020.04.17(Fri) 12:20:12

[비즈한국] 정부는 총선 하루 뒤인 16일 국무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지금에 사용할 7조 6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도 총선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을 전 국민으로 하겠다고 공약해 추경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정권 초기 내놓았던 중기 재정계획에서 크게 이탈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매년 예산 폭을 크게 늘린 데 이어 매년 추경을 편성하면서 역대 정부 중 중기 재정계획을 가장 잘 지키지 않는 정부로 꼽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각 부처 장·차관들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안 등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사진=연합뉴스​


중기 재정계획의 시발점은 노무현 정부가 2004년부터 국가재정법에 따라 향후 5년 재정 운용 계획을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면서부터다. 향후 5년간 세입은 어느 정도일지, 어느 분야에 국가 예산을 얼마나 사용할지 등을 결정하고 이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노무현 정부를 비롯해 모든 정부가 매년 하반기에 중기 재정계획을 내놓았지만 정권 초 목표와 정권 말 결과를 비교해보면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에 불과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에 중기 재정계획(2004~2008년)을 처음 내놓으면서 국가채무 규모를 정권 마지막 해인 2007년에 283조 5000억 원으로 계획했다. 또 2004년 196조 2000억 원 수준인 예산 규모를 2007년에는 234조 2000억 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2007년 국가채무 규모는 299조 2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15조 7000억 원 늘었다.

 

이처럼 국가채무가 정권 초 계획보다 늘어난 건 매년 예산을 중기 재정계획보다 늘린 때문이다. 2004년 중기 재정계획에서 예산은 2005년 208조 원, 2006년 220조 7000억 원, 2007년 234조 2000억 원이었는데 실제로는 209조 6000억 원, 224조 1000억 원, 237조 1000억 원이었다.

 

이명박 정부도 계획에서 어긋난 것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중기 재정계획(2008~2012년)에서 정권 마지막 해인 2012년에 국가채무를 407조 3000억 원으로 하고, 예산은 326조 7000억 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2012년 국가채무는 443조 1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35조 8000억 원 늘었다.

 

2012년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325조 4000억 원을 짜면서 재정 건전성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계획(94조 4000억 원)보다 줄어든 92조 6000억 원에 머무르고, 연구·개발(R&D) 예산도 16조 6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감소하는 등 불평등 해소나 미래 먹거리 투자는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는 2103년에 중기 재정계획(2013~2017년)을 내놓으면서 정권 마지막 해가 된 2016년에 국가채무를 583조 1000억 원, 예산 규모는 387조 5000억 원 수준으로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국가채무 규모는 그 한 해 전인 2015년(591조 5000억 원)에 넘어섰고, 2016년에는 626조 90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600조 원 선을 넘어섰다. 예산 규모는 398조 5000억 원으로 계획보다 20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중기 재정계획을 지킬 의지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에 중기 재정계획(2017~2021년)을 통해 2020년 국가채무를 793조 원, 예산규모를 479조 4000억 원으로 세웠다. 하지만 임기 중반인 올해 예산안을 보면 국가채무는 805조 2000억 원으로 800조 원대를 넘어섰고, 예산 규모도 512조 3000억 원으로 500조 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관련해 2차례 추경을 하면서 올해 국가채무는 815조 5000억 원까지 늘어나 사상 처음 국내총생산(GDP) 대비 41.2%로 40% 선을 넘어섰다. 예산 규모도 527조 2000억 원까지 늘었다. 정부 초기 계획과 비교하면 올해 부채는 당시 계획보다 22조 5000억 원, 예산은 47조 8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임기 중반인데도 임기 초 세운 정부 부채나 예산 규모와의 오차가 다른 정부의 임기 말 때 수준과 비슷하다.

 

경제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중기 재정계획에서는 ‘국가 채무비율을 GDP 대비 40% 초반에서 관리하겠다’고 했으나 2년 뒤인 2019년 중기 재정계획 때는 ‘GDP 대비 40% 중반 수준 이내로 관리하겠다’로 바꾸는 등 중기 재정계획을 매년 수정하며 지키려 하지 않고 있다”며 “중기 재정계획은 불필요한 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 건전성을 유지함으로써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를 준비하려는 의미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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