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틀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유독 예의주시하는 곳이 있다. 바로 검찰이다. 총선을 앞두고 검찰 개혁 완수를 꺼내든 여당 공약 때문. 검사들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같이 ‘총선이 어떻게 될 것 같냐, 여당이 승리할 것 같냐’고 물으며 선거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결정하면서 청와대와 제대로 ‘척’을 지게 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신 폭도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여당 “개혁 완수” vs 야당 “총장 임기 6년으로 연장”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돼야 하는 이유로 검찰 개혁 완수를 제시했다. 공수처 설치·운영 및 검경 수사권 조정을 완벽하게 매듭짓겠다는 것. 올해 하반기 중 공수처를 설치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행도 마무리 짓겠다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이다.
반대로 검찰 수사를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여당 흔들기를 할 수 있었던 미래통합당은 거꾸로 공수처 폐지 및 총장 임기 연장안을 제시했다. 검찰총장 임기를 현행 2년에서 6년으로 연장해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공수처를 폐지해 검찰에 더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수도권 유세 때 “이른바 조국 바이러스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건드리려 한다”며 반조국 정서에 검찰을 적극 활용했다.
야당들도 검찰 개혁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지방검사장을 주민이 직접 선거로 뽑는 ‘지검장 선출제’를 제시했다. 지금처럼 임명직이 아니라 선출직으로 바꿔 검찰 독립성도 확보하는 한편 국민의 목소리에 검찰이 더 귀 기울이게끔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공수처 권한 제한에 역점을 두는 방식으로 검찰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지 않고 검찰이 이를 운영하고, 경찰 수사 종결권 역시 검찰로 넘겨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원내 3당인 민생당은 공수처 운영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
#검찰, 열린민주당 예의주시
하지만 법조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거 결과 중 하나는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이다. 조국 전 장관 수호를 가장 크게 외치는 동시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
열린민주당 황희석 비례의원 후보자 등이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식 시세조종 과정에 자금을 댄 의혹 등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를 고발했고, 더 나아가 공수처 신설 시 1호 사건으로 윤석열 총장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밝힌다. 공약으로는 검찰총장 권한 분산을 위해 경찰청과 소방청처럼 검찰청의 ‘장’ 호칭을 검찰총장에서 ‘검찰청장’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여타 조직과 달리, ‘총장’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검찰의 권력화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멈춰버린 검찰시계 “여당 압승 시 수사 타격 불가피”
검찰 내에서는 여당이 압승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검찰 개혁 및 공수처 설립에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 윤 총장이 그동안 지휘한 여권 인사들을 겨눈 여러 수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라젠과 라임자산운용 수사 배경으로 정치권 인사를 겨누고 시작했다는 게 공공연한 후문인데 여권 관계자들 이름이 거론됐던 만큼 선거 결과가 수사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여당이 패배하고 야당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앞서 언급한 사건들의 수사는 물론 잠시 멈춰 있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청와대 관계자들 수사 재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이다. 특히 공수처 설립 및 운영 역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이번 선거는 지난해 시작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지배하는, 조국 대 반조국의 흐름을 띠지 않냐”며 “이를 주도한 검찰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윤석열 총장은 물론 법무부 역시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각 결과에 대응하는 대략의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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