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최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신용등급이 다른 3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Baa2’ 등급이라는 점에서 무디스의 검토 결과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다면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한선인 ‘Baa3’로 떨어진다. 만일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할 경우 투기적 요소를 포함한 등급인 Ba1으로 떨어지면서 증권 기업으로서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무디스 검토 대상에 오른 다른 3개 증권사들인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A3’, NH투자증권은 ‘Baa1’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및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 적정성, 자금 조달,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들 증권사들은 파생결합증권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에서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자산과 부동산 자산 증가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커졌다”고 검토 이유를 설명했다.
6개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달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해외에서 취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지수 역시 급락하면서 자체 헤지와 운용 손실이 불어났다. 개별 증권사에 조 단위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까지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이 보유하던 현금성 자산과 채권을 대거 매도해 유동성 위기까지 몰린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증권사 자체헤지 ELS 잔액은 총 23조 8000억 원으로 이중 34.8%인 8조 3000억 원이 지난 달까지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회사별 운용 및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라 운용성과가 차별화 될 전망이며, 조기상환 지연에 따른 지속적인 헤지 비용, 신규 발행 중단으로 인한 판매수익 감소, 증거금 대응을 위한 유동성 추가 확보는 불가피하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장 출범 이후 비유동성 자산이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단기성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조달 채널의 다변화와 차입부채의 만기화를 통해 안정성 높은 조달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형 증권사나 중소형 증권사를 막론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투자를 대체 수익모델로 삼고 늘려 왔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부동산 관련 증권발행 금액은 13조 7715억 원으로 2014년(4조 4981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다음 달 6일까지 만기 PF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규모는 10조 3000억 원으로 파악된다. 만일 차환 발행에 실패할 경우 증권업계 위기를 넘어 금융 전반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나영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종합IB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 조기환매가능 부채 규모가 커 부동산 업황 저하뿐 아니라 자금시장 경색, 글로벌 금융지수 변동성 이슈 부각 등의 상황에서 대규모 조기환매 요청에 따른 유동성 위험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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