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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4세들 지분 확대 속 3세 허용수 '최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지분 5.26%…4세 중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2.28% 최다

2020.04.09(Thu) 17:58:23

[비즈한국] 명실상부 3·4세 경영시대다. 건재한 2세대를 뒷배로 두고 이재용, 정의선 등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섰다. 대부분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수업을 받는 형태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계자부터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까지 구석구석 조명했다. 

 

2019년 기준 재계 순위 8위의 GS그룹 오너가(家) 4세들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GS그룹이 3세에서 4세로 경영체제를 넘기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S그룹 오너가 4세들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 GS타워. 사진=GS그룹 홈페이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는 그룹 오너 4세 4명과 승산그룹이 보통주 15만 3269주를 장내매수 형태로 매입했다고 8일 공시했다. 승산그룹은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가족회사로 알려져 있다. GS의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직전 보고일인 3월 27일 50.34%(4677만 5653주)에서 0.17% 높아진 50.51%(4692만 8922주)가 됐다.

 

‘홍’ 자 항렬을 쓰는 GS그룹 오너 4세들의 그룹 지분 확대가 눈에 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장남인 허원홍 씨가 총 5550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치홍 GS리테일 부장과 차남 허진홍 GS건설 차장이 2만 5000주씩을 매입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는 2만 6000주를 샀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승산그룹은 GS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가 지난 3월 말 0.25%(22만 8281주)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는 7만 1719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을 0.32%까지 올렸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홈페이지


GS그룹은 올해 초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허태수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룹 3세인 허태수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으로 LG투자증권 IB사업부 총괄상무, GS홈쇼핑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재계는 허태수 회장을 비롯한 3세들이 그룹과 주요 계열사를 맡고 있으면서 4세들을 계열사 요직에 진출시켜 ‘4세 경영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은 각자 맡은 계열사에서 성과를 검증받는 단계다. 승계 구도가 뚜렷하지 않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4세들이 그룹 또는 계열사 지분을 늘려가는 모습을 보인다. 구체적인 구도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오너가 4세들이 계열사 대표·전무 맡아

 

2020년 4월 기준 GS그룹 오너 4세들 가운데 경영 일선에 나선 건 총 5명이다.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 손자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허세홍 GS칼텍스 사장·허서홍 GS에너지 전무와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손자인 허윤홍 GS건설 사장·허철홍 GS칼텍스 상무다.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으로, GS그룹 오너 4세 중 장손이다. 2005년 GS그룹의 핵심인 GS칼텍스에 입사했으며, 올해 초 삼양통상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최근 계열사 대표직에 오르며 그룹 지배구조에서 한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삼양통상이 GS 지분율을 높이고 있고 허 대표 또한 2.20%의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경쟁 구도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GS그룹 오너 4세 경영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허 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GS칼텍스는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캐시카우로 꼽힌다. 1992년부터 오사카전기, 뱅커스트러스트 등에서 근무하다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부법인장으로 취임했다. 2018년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허세홍 사장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그룹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2월 5일부터 3월 4일까지 GS 주식 44만 1110주를 매입했으며, 3월 18일과 19일에 걸쳐서도 6만 3000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을 2.28%까지 끌어 올렸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회장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도 공격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4세 가운데 하나다. 이번 8일 공시에서 2만 6000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을 1.81%까지 올렸다. 허 전무는 최근 직계 장손이자 사촌 형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의 딸에게 가회동 고급빌라를 증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관련기사 [단독] GS 4세 허서홍 전무, 11세 조카에 17억 빌라 증여한 까닭).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를 거쳐 2005년 GS건설에 입사한 뒤 경영전반에 걸쳐 경험을 쌓았다. GS 지분은 4월 8일 공시 기준 0.53%이며, 2018년 11월 부사장에 오른 지 1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올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칼텍스 상무는 4세 가운데 가장 최근에 GS그룹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 상무가 보유한 GS 지분은 1.37%다. 

 

#GS 지분율 가장 높은 3세 막내 허용수 사장

 

한편 차기 GS그룹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건 오너 3세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다. GS그룹 3세는 ‘수’자 항렬을 쓴다. 허 사장은 허만정 GS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 아들이다. 아버지 회사인 승산그룹에서 사장까지 역임했으며 2007년 GS홀딩스로 옮겼다. 증권, 석유화학,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게 강점으로 꼽힌다. 2019년 1월부터 GS에너지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허 사장은 8일 공시 기준 GS 지분이 5.26%로 특수관계자 가운데 가장 높다. 앞서의 재계 관계자는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은 최근 몇 년간 지분율을 높이면서 유력한 차기 승계 주자로 꼽혔으나, 올해 들어 4세들이 공격적으로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고 그룹 차원에서 ‘혁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확언할 수 없는 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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