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GS그룹 오너 일가의 4세대 경영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가 직계 장손이자 사촌형인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현 삼양통상 대표이사)의 딸에게 가회동 고급빌라를 증여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다주택자였던 허 전무가 조카에게 고급빌라를 증여하면서 보유세 부담을 덜게 돼 부동산 차명 관리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다.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는 만 29세이던 2006년 9월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가회빌라 3층 한 호실(243.99㎡, 73.81평)을 17억 원에 매입했다. 이듬해 5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딸 홍정현 씨(당시 26세)와 결혼한 점으로 미뤄 신혼집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허 전무는 1992년 3월에 사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하산운동 토지 1필지(1677㎡, 507.29평)에 단독주택 신축 공사에 들어갔다. 고급빌라 전문 건설사 장학건설에 시공을 맡겨 2009년 9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821.09㎡, 248.38평)이 완공됐다. 이로써 허 전무는 주택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됐다. 부동산등기부에는 허 전무가 하산운동에 지은 단독주택으로 이사하지 않고, 계속 가회빌라에 거주한 것으로 확인된다.
허 전무는 2014년 11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이사한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허 전무가 이사한 집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5동 13층 한 호실(243.96㎡, 73.8평)이며, 당시 아파트 소유자는 부친 허광수 삼양통상 회장이다. 허 회장이 이 아파트를 32억 원에 매입한 날, 허 전무가 이곳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허 전무는 부친 소유의 이 아파트를 2017년 8월 36억 1350만 원에 매입해 주택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된다. 허 전무가 부친에게 4억 1350만 원의 시세차익을 안겨준 셈이다. 허 전무는 하산운동에 지은 단독주택도 부친에게 제공했다. 삼양통상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허 회장은 아들 허 전무에게 아파트를 팔자마자 아들이 소유한 하산운동 단독주택으로 주소지를 변경했다. 이듬해 4월에는 허 회장이 평창동 단독주택을 친딸이자 허 전무의 3살 터울 누나인 허유정 씨에게 증여했다.
2019년 3월 허 전무는 자신의 조카, 즉 사촌형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현 삼양통상 대표이사)의 딸에게 가회빌라를 증여한 한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허 전 부사장의 딸은 2008년 6월생으로, 빌라를 증여받을 당시 만 11세였다. 허 전무는 가회빌라를 조카에게 증여하던 날 법원에 소유권 이전 등기도 접수했는데, 당시 허 양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아버지 허준홍 전 부사장 자택이 아니라 허서홍 전무 소유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였다.
허 전무가 2008년 4월생인 아들이 아니라 조카에게 가회빌라를 증여한 사실을 두고 재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종로구청이 2019년 1월 평가한 이 빌라의 공동주택가격이 15억 2800만 원에 달해, 미성년자가 보유하기에는 너무 고가라는 지적과 함께 증여세를 허 전무와 허 전 부사장 중 누가 냈을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강화되자 다주택자인 허 전무가 보유세 부담을 덜기 위해 조카에게 부동산을 증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가 더 많은 주택을 보유하기 위해 친인척에게 기존 주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차명 부동산을 관리하는 사례가 많다. 허 전무와 조카의 부동산 거래도 이런 경우인 것 같다.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주택을 줄이는 경우도 있는데, GS그룹의 오너 일가가 세금 부담을 걱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증여세를 누가 부담했고, 허 전무와 허 전 부사장 간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비즈한국은 GS그룹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과 허서홍 GS리테일 전무는 과거 삼양홀딩스의 김윤 회장과 김원 부회장, 장진우 한불에너지관리 회장, 이건영 대한제분 부회장 등 재벌 8명과 공동 명의로 소유한 ‘남서울파크힐주택단지’ 내 임야 부지(4만 6616㎡, 1만 4101.34평)를 자녀들에게 증여해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허 전 부사장은 2011년 9월 딸에게, 허 전무는 2012년 3월 아들에게 각각 자신의 지분인 10분의 1(4661.6㎡, 1410.13평)을 증여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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