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장남 이 아무개 씨가 여성들 몰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해 SNS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최근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일각에서는 법원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니 종근당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 까지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성폭력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이 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이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청구 기각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의 내용과 트위터 게시물에 얼굴이 노출되지 않았고 피의자가 게시물을 자진 폐쇄했다”며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일정한 주거와 직업, 심문 절차에서의 피의자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해 판단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최근 트위터에 복수의 여성과 각각 성관계를 가진 영상을 몰래 찍어 올리는 등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의 범죄는 이 씨의 트위터를 본 사람들의 신고로 발각됐다. 피해자들은 성관계에는 동의했으나 영상 촬영과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 씨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형사소추를 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촬영대상자의 동의 없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을 촬영하거나 유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문가들은 법원의 판단은 디지털 성범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한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SNS를 통해 영상이 유포되면 영구 삭제가 불가능하고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 모든 디지털기기를 압수 수색을 하는 방법이 옳다”며 “법원은 디지털 성범죄의 메커니즘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 국민들 사이에서 종근당 불매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종근당 관계자는 “어제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개인 사례고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이제야 파악했다”며 “개인 문제라 회사 차원에서 딱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종근당은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10대 제약사’로 “우수 의약품을 개발하여 인류건강을 지키며 복지사회 구현에 이바지한다”는 사명을 밝히고 있다. 대표 의약품으로는 피임약 ‘머시론정’, 진통제 ‘펜잘큐정’,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등이 있다.
김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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