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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구광모 불참, 코로나 방역 미흡…10분도 안 걸린 LG 주총

참석 주주 15명 규모, 반대·이견 없이 안건 통과…권영수 부회장 "코로나에도 흔들림 없을 것"

2020.03.27(Fri) 13:37:33

[비즈한국] 국내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의 지주사인 주식회사 LG가 27일 오전 9시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제5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사회 의장인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이 주주총회에 불참한 대신 서면 인사말을 전했으며,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 대리를, 김동린 책임이 사회를 맡았다. 지난해 사외이사로 선임된 한종수 전 이화여대 교수가 감사위원회를 대표해 감사보고를 보고했으며 재무재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이 질문이나 이의 없이 속전속결로 통과돼 10분 만에 주주총회가 폐회됐다. 

LG는 주주들에게 주주총회장 내부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일주일 전 동일한 장소에서 진행된 LG화학 주주총회 모습.  사진=LG 제공


오전 10시, 사회자인 김동린 책임은 ‘제58기 정기주주총회’의 개회를 알리며, LG의 출석주주 및 주식수 현황을 보고했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LG가 발행한 주식의 총수는 1억 7587만 1808주(3만 213명), 이 중 의결권 없는 발행 주식 340만 8466주를 제외하면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은 1억 7246만 3342주다.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는 의결권 행사를 위임한 주주를 포함해 818명(1억 4030만 1473주)으로, 출석 주식 수가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의 81%에 해당돼 안건을 결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실제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15명 정도였으며, LG 임직원을 포함해 총 30여 명이 실내를 채웠다.

이어 권영수 부회장이 단상에 올라 “존경하는 주주 여러분, 한결같은 믿음으로 LG를 아낌없이 성원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회에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으로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인사말을 전했다. 구광모 회장의 서면 인사말은 주주총회가 폐회한 후 출입기자단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뉴스 보도를 통해 전달됐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은 주주총회에 불참한 대신 보도자료를 통해 서면 인사말을 전했다.  사진=LG 제공


다음 순서는 감사보고로, 한종수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를 대표해 대신 보고했다. 그는 “감사 방법 및 결과는 요약보고서에 참고된 감사위원회의 감사보고서 기재 내용과 같다”며 “회계의 경우 안일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회사가 작성한 재무재표는 관련 사항을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다. 회계 이외의 업무 감사에서도 부정한 행위, 또는 법령이나 정관 및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정기총회에 제출한 의안 및 제반 서류를 면밀히 조사했으나, 법령·정관·규정을 위반했거나 부당한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에 대해 “배포된 자료에 상세히 수록돼 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보고서로 대체하는 것이 어떠냐”고 동의를 구했고, 참석 주주 대다수 “좋다”고 외쳤다. 동의하지 않거나 이의를 제기한 주주는 없었다. LG의 2019년 영업수익은 8746억 7200만 원, 배당수익은 4762억 4700만 원, 상표권 사용수익은 2705만 5000만 원, 임대수익은 1278만 7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결의사항으로는 1호 의안 재무재표 승인의 건, 2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 3호 의안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권 부회장은 “재무재표 승인의 건은 배포된 영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에 상세히 수록돼 있으니 참고해주길 바란다. 이 안건에 대한 질문이 있느냐”고 참석 주주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참석 주주들은 “없다”고 의사를 표해 1호 의안 재무재표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현금배당은 보통주가 1주당 2200원, 우선주가 1주당 2250원으로, 4월 20일 지급될 예정이다. 

2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에서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의 재선임, 조성욱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2015년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2018년 LG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조성욱 사외이사 후보는 2011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2015년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 2019년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를 지냈다. 이와 관련해 참석 주주들은 “선임에 동의한다”고 의사를 밝혔고, 이로써 2호 의안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마지막으로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3호 의안으로 상정됐다. LG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이사 7명의 보수 한도액을 180억 원(실제 지급된 보수총액 86억 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번에도 참석 주주들은 전원 “동의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LG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는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주주총회가 끝난 후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은 서면 인사말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 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한편, 기업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객과 투자자,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LG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LG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주총장 입장 주주들에게 문진표 작성, 비접촉성 체온 측정, 손 소독, 위생장갑 착용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안내했다.  사진=유시혁 기자


한편, LG도 타 기업처럼 코로나19의 확산을 대비하기 위해 주총장에 입장하는 주주들에게 문진표 작성, 비접촉성 체온 측정, 손 소독, 위생장갑 착용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안내했다. 또 참석 주주 간 간격을 2m 이상 확보하는 등의 노력도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삼성물산 등은 마스크 미소지자에게 KF94 마스크를 지급하고, 발언대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했으며, 발열 환자 발생을 대비한 의료진이나 구급차를 준비했으나 LG는 이 같은 준비를 하지 않아 방역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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