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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류는 명왕성에 '다시' 갈 수 있을까

뉴호라이즌스 아쉬운 미션 성공…이번엔 오래 머무르는 궤도선 보내 샅샅이 탐사 계획

2020.03.23(Mon) 11:35:22

[비즈한국] 지난 2019년 3월 미국의 펜스 부통령은 아폴로 탐사 50주년을 기념하며 다시 달에 돌아갈 것이라고 연설했다. 과거 냉전의 분위기 속에서 아폴로 달 탐사 미션을 선언했던 케네디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만드는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달을 처음 가보는 것도 아니고, 다시 돌아가겠다는 약속이라니. 달을 먼저 가본 미국이기에 가능한 차원이 다른 선언이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이 다시 돌아가려고 눈독 들이고 있는 곳은 달뿐만이 아니다. 

 

천문학자들은 달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태양계 최외곽의 외딴 섬 명왕성에 다시 ‘돌아갈’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인류는 명왕성과 만난 경험이 있다. 다시 명왕성에 간다면 그것은 첫 만남이 아닌 재회가 될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다시 명왕성에 갈 수 있을까? 명왕성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호라이즌스 탐사팀의 자동차에 붙어 있는 스티커. 2015년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념해 새로운 스티커를 위에 덧붙였다. “나의 다른 자가용은 명왕성을 향해가고 있다(My other vehicle is on its way to Pluto)” 위에 “나의 다른 자가용은 명왕성을 탐사했다(My other vehicle explored Pluto)”라는 문구의 스티커를 다시 덧붙였다. 사진=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단 하루, 명왕성과의 짧은 만남 

 

2015년 7월 14일 세계표준시(UT) 11시 49분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은 명왕성 표면에서 겨우 7800km 거리까지 접근했다. 이후 명왕성을 빠른 속도로 스쳐지나가면서 명왕성 주변을 돌고 있던 명왕성의 위성 카론(Charon)에도 약 2만 8000km까지 접근했다.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과 카론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며 서둘러 수집한 관측 데이터는 이후 지구로 전송되었다. 

 

지구에서 명왕성까지는 빛의 속도로 약 4시간 반이 걸리는 아주 먼 거리다. 이런 먼 거리까지 데이터의 손실을 최소화해서 안정적으로 관측 데이터를 보내기 위해서는 초당 100~200B(바이트) 정도보다 더 느리게 데이터를 보내야 한다. 방구석에서 영화 한 편을 통째로 다운로드하는 데에도 몇 분이면 끝나는 요즘 시대에 엄청난 인내심을 요하는 속도다.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과 카론 플라이바이 동안 수집한 총 6.25GB의 관측 데이터를 총 15개월에 걸쳐 아주 느리게 지구로 보내왔다. 

 

발사 전 실험실에서 테스트 받고 대기한 뉴호라이즌스 탐사선. 거의 그랜드 피아노 정도로 꽤 크다. 사진=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USB 하나면 바로 끝날 만큼 그리 크지 않은 이 관측 데이터가 모두 지구로 도착한 것은 2016년 10월 25일이다. 

 

이처럼 아주 먼 거리에 떨어진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그 로봇이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오래 노출되어도 버틸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탐사할 천체에 도착한 탐사선이 지구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문제다. 긴 기다림 끝에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정작 그곳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지구에서 온전하게 받아볼 수 없게 된다면 헛수고가 되고 만다. 

 

#예상과 전혀 달랐던 명왕성의 진짜 모습 

 

사실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에 의해 밤하늘 위를 움직이는 아주 작은 점만 한 명왕성이 발견되어 (다시 쫓겨나기 전까지 잠깐 동안)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으로 데뷔한 이후, 2015년이 되도록 명왕성의 진짜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작은 점으로 보이는 망원경 속 명왕성을 보면서 태양계 끝자락에 얼어붙은 차갑고 투명한 얼음 세상이라고 상상했을 뿐이다. 2015년까지 다양한 다큐멘터리나 교과서에 등장했던 명왕성의 모습은 사실 실제 사진이 아니라 전부 다 상상도였다.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의 실제 사진을 찍기 전까지 대부분의 천문학자들과 미디어가 상상한 명왕성의 모습이다. 이미지=ESO/L. Calçada

 

그런데 2015년 7월 드디어 직접 명왕성 코앞까지 날아가 확인한 명왕성의 진짜 민낯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허여멀건 작은 얼음 덩어리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실제 명왕성은 훨씬 다채롭고 풍성한 지형을 품고 있었다. 특히 뉴호라이즌스가 찍은 명왕성의 초상화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것은 명왕성이 남반구에 품고 있던 거대한 하트 모양 평야였다. 마치 오랜 기다림 끝에 명왕성에 다다른 뉴호라이즌스를 반기는 이모티콘처럼 여겨졌다. 

 

명왕성이 품고 있는 이 거대한 하트는 명왕성을 처음 발견한 천문학자의 이름을 붙여서 톰보 영역(Tombaugh regio)이라고 부른다. 이 하트 영역 중에서 왼쪽 좌심방 자리에 펼쳐진 일부 영역은 인류의 첫 번째 인공위성의 이름을 붙여서 스푸트니크 평야(Sputnik planitia)라고 부른다. 흥미롭게도 이 하트 영역은 명왕성의 다른 표면과 달리 운석 충돌에 의한 크레이터가 거의 없는 아주 매끈한 아기 피부를 자랑한다. 이는 이 지형이 최근 1억 년 이내에 형성된 아주 어린 지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명왕성은 만들어지지 얼마 되지 않은 꽤 어린 천체인 덕분에 아직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많이 남지 않았다.[1] 

 

명왕성에 접근하는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의 시야에서 바라본 데이터로 구현한 명왕성 플라이바이 애니메이션. 거대한 하트 모양의 지형이 인상적이다. 영상=NASA/JHUAPL/SwRI/Roman Tkachenko

 

명왕성 표면에서는 수 킬로미터 크기의 거대한 얼음 화산도 많이 발견되었다. 이 얼음 화산들은 계속해서 슬러시와 같은 살짝 얼어 있는 물을 내뿜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모습은 명왕성도 마치 목성의 위성 유로파처럼 표면 밑에 아주 많은 양의 물을 품고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 명왕성의 얼음 산맥과 표면의 지형들은 계속 움직이면서 아직 지질학적으로 죽지 않은, 활발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2][3] 

 

명왕성 표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얼음 화산들의 울퉁불퉁한 모습. 마치 뱀 비늘 같은 모습이다. 명왕성이 꽤 어린 활발한 지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진=NASA/JHUAPL/SwRI

 

그저 태양계 멀리에 얼어 있는 죽은 세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 찾아간 명왕성은 아주 활발하게 모습이 변하는 살아 있는 세상이었다. 명왕성은 정적인 세상이 아니다. 시시각각 모습이 바뀌는 세상이다. 바로 그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다시 명왕성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아직 만나지 못한 60퍼센트의 명왕성 

 

뉴호라이즌스는 머나먼 명왕성까지 도달하는 총 여행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목성의 강한 중력의 도움을 받아 빠른 속도로 명왕성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뉴호라이즌스는 지금까지 인류가 지구 바깥 먼 우주로 날려보낸 탐사선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도착지가 먼 만큼 더 빠른 속도로 여행을 서둘렀다. 

 

하지만 명왕성에 도착한 뒤 속도를 줄이는 데 필요한 연료를 충분히 싣고 가지 못했다. 그래서 뉴호라이즌스는 시속 5만 8000km의 아주 빠른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명왕성을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명왕성은 지구보다 덩치가 더 작은, 중력이 아주 약한 천체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곁을 지나가는 탐사선을 붙잡을 힘도 부족했다. 

 

보잉747 여객기, 블랙버드 전투기,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의 속도를 비교한 영상. 압도적으로 빠른 뉴호라이즌스의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뉴호라이즌스는 하루가 채 되지 않는 짧은 조우의 순간 동안 명왕성 전체 표면의 약 40퍼센트만 지도로 그려낼 수 있었다. 물론 아주 훌륭한 해상도로 정밀한 지도를 그렸지만 명왕성 옆을 지나가는 플라이바이(fly­by) 동안 탐사선의 카메라 앵글에 들어온, 태양 빛을 받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명왕성의 일부분만 볼 수 있었다. 명왕성 곁의 위성 카론도 한순간의 스냅숏만 담아냈다. 그보다 더 작은 다른 네 개의 위성들은 어렴풋하게 담았을 뿐이다. 아직 채우지 못한 60퍼센트의 명왕성 지도를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명왕성에 가야만 한다.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의 탐사로 채운 명왕성 표면의 지도. 아래쪽 검정색 영역은 탐사선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거나 태양 빛을 받지 않아 보이지 않아서 그리지 못한 미확인 영역이다. 사진=NASA/JHUAPL/SwRI

 

명왕성의 살아 움직이는 지형의 변화와 얼음 화산의 생명력 역시 명왕성에 다시 가야 하는 이유다. 명왕성은 그 표면이 계속 변화하며 지질 활동이 벌어지는 곳이다. 이러한 표면 지형의 변화 전후를 비교 분석하려면 한순간 찍은 사진만으로는 부족하다. 24시간 내내 그 곁을 지키면서 아침과 저녁, 달마다, 해마다 그 표면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현재 천문학자들은 아예 명왕성의 중력에 붙잡혀서 그 주변을 맴도는 궤도선이나 표면에 착륙하는 착륙선 수준의 새로운 탐사를 고민하고 있다. 

 

명왕성처럼 덩치도 중력도 약한 머나먼 천체까지 빠르게 날아가서 그 약한 중력에 붙잡혀 곁에 머무르는 것이 과연 기술적으로 가능할까? 이런 까다로운 임무를 위해서는 나름의 전략이 필요하다. 해결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 

 

#두 번째 방문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 

 

현재 논의되는 다음 미션의 청사진에 따르면 새롭게 보낼 미래의 명왕성 궤도선은 2028년 12월경 지구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 10월경 목성 곁을 지나며 선배 뉴호라이즌스 탐사선과 마찬가지로 속도를 얻어 빠르게 명왕성을 향해 날아간다. 이후 2046년 명왕성 궤도에 진입한 이후, 2059년경까지 명왕성과 그 주변 위성들을 두루 둘러보며 탐사를 마무리하는 계획이다. 

 

간단하게만 생각하면 NASA에서 개발하고 있는 SLS(Space Launch System) 로켓같이 아주 강한 추력의 발사체에 실어서 속도를 최대한으로 빠르게 올리면 명왕성으로 가는 두 번째 탐사에 유리할 듯싶다. 그러나 새로운 미션은 단순히 명왕성 곁을 지나는 것이 아니라 명왕성의 중력에 붙잡혀야 하는 것이므로 명왕성 앞에서 속도를 줄이기 위한 추가 연료가 필요하다. 단순히 속도만 빠르게 올린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다. 여행 시간은 가능한 줄이면서도 동시에 명왕성 근처에서 감속에 드는 추가 연료의 양도 함께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화 설계가 필요하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중력을 활용해 궤도를 크게 틀어서 토성의 고리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크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로 조정한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 주황색 T125와 T126이 카시니 탐사선이 타이탄 곁을 지나가면서 그 중력의 영향을 받아 궤도를 조정했던 순간을 나타낸다. 이미지=NASA, JPL-Caltech


명왕성에 새롭게 도착하게 될 다음 궤도선은 약 일주일을 주기로 명왕성 주변을 맴돌면서 명왕성 전역을 탐사할 예정이다. 명왕성의 거의 절반이나 되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그리 작지 않은 위성 카론의 중력을 활용하면 더 다양한 탐사 루트를 계획할 수 있다. 앞서 토성 주변을 탐사한 카시니(Cassini) 탐사선이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의 중력을 활용해 토성 주변의 다른 위성 여러 개를 함께 돌아볼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주변 위성들 사이로 궤도를 조정하면 탐사 기간 동안 명왕성뿐 아니라 카론에도 30번 정도 접근 비행을 할 수 있다. 

 

명왕성 곁을 지나가며 간단한 이미지 촬영 위주의 탐사를 진행한 뉴호라이즌스와 달리 이번에 명왕성으로 향할 후속 탐사선은 명왕성 주변의 자기장과 분광 관측을 다양한 탐사 장비가 추가로 탑재될 예정이다. 게다가 명왕성 곁에 머무르며 궤도를 조정하기 위해 사용할 추가 연료도 함께 실어야 한다. 따라서 2.3톤인 뉴호라이즌스에 비해서 중량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건 통신 기술이다. 뉴호라이즌스는 아주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총 15개월에 걸쳐 전체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무사히 보내왔다. 뉴호라이즌스가 이렇게 아주 느리게 데이터를 보내도 되었던 것은 명왕성을 한 번 스쳐간 이후로 추가 데이터를 모아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롭게 명왕성에 가는 다음 탐사선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2015년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 곁을 지나가면서 명왕성의 사진을 찍고 그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기 위해 안테나 방향을 조정하는 모든 과정이 자세하게 담겨 있다. 안타깝게도 우주 탐사선들은 데이터 전송과 관측 데이터 수집을 동시에 하지 못한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자세 제어와 궤도 조정이 필요하다. 우주 미션은 가성비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다. 영상=Eyes on the Solar System - NASA

 

새 탐사선은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 명왕성 주변 궤도를 돌면서 매주 새로운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그런데 뉴호라이즌스처럼 한 번 관측으로 얻은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면 탐사선은 계속 쌓이는 데이터를 따로 보관할 거대한 저장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만약 백업을 위한 저장 공간을 마련해놓지 않는다면 앞서 관측한 데이터를 지구로 다 보내기도 전에 다음 관측으로 얻은 데이터로 다 덮어쓰여 데이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훨씬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 전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뉴호라이즌스보다 더 거대한 크기의 전파 안테나와 같은 공학적 기술이 필요하다. 

 

#재회를 기다리며 

 

미래의 탐사선은 명왕성에서 임무를 마친 후 카론의 중력을 활용해 명왕성의 중력 영향권에서 벗어나 더 먼 다음 카이퍼 벨트 소천체로 여정을 이어갈 수도 있다. 실제로 NASA의 소행성 탐사선 돈(Dawn)은 굉장히 추력이 약한 이온 엔진을 활용했는데도 2011년 7월과 2015년 봄, 두 번에 걸쳐 두 개의 소행성 베스타(Vesta)와 세레스(Ceres)를 순서대로 탐사하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탐사선은 주변 천체들의 중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마치 순회공연을 하듯 두 개 이상의 천체들을 두루 둘러보며 탐사할 수 있다. 

 

순전히 연료의 힘에만 의지해서 명왕성을 탈출하는 것보다는 인근의 위성 카론까지만 우선 날아가고 다시 상대적으로 더 약한 카론의 중력을 벗어나는 것이 훨씬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최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명왕성 궤도선이 전기 엔진의 추력과 카론의 중력을 활용하면 명왕성을 벗어나 해왕성 너머 더 먼 궤도를 돌고 있는 왜소행성 중 하나인 2002 MS4로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왜소행성들 여러 개 사이로 마치 개구리 뛰기(Leapfrog)를 하듯이 곡예 비행을 할 수 있다면 명왕성 주변 세계에서 단 한 번의 미션으로 여러 개의 소천체들을 둘러보며 효율적인 탐사를 진행할 수 있다.[4] 

 

명왕성 궤도선이 명왕성을 벗어나 다음 소천체로 이동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색깔이 진할수록 탐사선이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명왕성과 그 주변 위성들만 활용해도 주변의 다음 천체로 탐사지를 이동할 전략을 짤 수 있다. 이미지=Southwest Research Institute

 

명왕성과의 짧은 만남이 있고 3년이 지난 후 뉴호라이즌스 탐사선도 앞서 2019년 1월 1일 새해 첫날 카이퍼 벨트 소천체 아로코스(Arrokoth) 곁을 지나가는 두 번째 역사적인 비행을 했다. 인류의 탐사선이 명왕성 너머 카이퍼 벨트 소천체 곁을 지나간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이번에도 뉴호라이즌스는 아로코스 곁에 머무르지 못하고 여전히 빠른 속도로 계속 태양계 외곽으로 가고 있다. 현재까지 뉴호라이즌스의 다음 임시 정거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2020년에 또 다른 카이퍼 벨트 천체를 지나가며 세 번째 플라이바이를 진행하며 탐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호라이즌스가 아로코스에 접근하면서 촬영한 사진으로 만든 영상. 원래 탐사 초기에 이 소천체는 울티마 툴레라는 비공식 별명으로 불렸으나 이후 아로코스라는 이름이 공식 명칭으로 채택되었다. 영상=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명왕성과 아로코스를 지나 계속해서 태양계 바깥으로 가고 있는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의 궤적. 다음 정거장은 어느 곳이 되면 좋을지 지구의 천문학자들은 계속 서포트 관측을 하고 있다. 이미지=NASA, JPL-Caltech

 

뉴호라이즌스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긴 기다림에 비해 너무나 짧은 만남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과연 인류는 다시 명왕성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명왕성 초상화의 빈 구석을 채워 살아 숨쉬는 명왕성의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번 갈 수는 있을까 상상하기도 벅찼던 명왕성에 벌써 인류는 ‘다시 돌아가는’ 꿈을 꾸고 있다. 

 

[1] https://solarsystem.nasa.gov/missions/new-horizons/in-depth/[4] https://www.swri.org/press-release/swri-pluto-orbiter-kuiper-belt-charon-gravity-assist​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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