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현장] 코로나19 시대, 삼성전자 주총도 '거리 두기'

마스크·​체온계·​손소독제에 ​문진표까지…좌석 2미터 띄우고 발언대에 아크릴판 설치

2020.03.18(Wed) 18:00:04

[비즈한국] 삼성전자가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막고자 이중삼중으로 방역체계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이날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지난해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는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혼잡했지만, 올해 총회 참석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과 주주, 기관투자자 등 400여 명(9시 기준 289명)에 그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차형조 기자

 

#주주는 2m 간격 지정좌석제, 청중용 마이크커버 매번 교체

 

삼성전자 코로나19대응팀은 건물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온도계, 손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주주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 손 소독 여부 등을 확인했다. 신분증과 위임장을 확인하는 총회장 입구 주주 확인 부스에서는 문진표를 통해 위험 지역 방문 여부와 발열 증상 등을 재차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주주에게는 휴대용 손소독제와 KF94 일회용 마스크가 담긴 주주총회 안내물 봉투를 지급했다.

 

주주총회장 입구에서는 ​삼성전자 코로나19대응팀이 주주들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손 소독 여부 등을 확인했다. 사진=차형조 기자

 

주주 확인 부스에서는 문진표를 통해 위험 지역 방문 여부와 발열 증상 등을 재차 확인했다. 사진=차형조 기자

 

총회장 내부도 ‘거리 두기’에 주력한 모습이었다. 삼성전자는 주주 확인 절차에서 즉석으로 좌석을 배정하는 지정좌석제를 실시했다. 주주와 주주 사이는 두 좌석을 비워 약 2미터 간격을 뒀다. 발언대는 주주석과 6미터 이상 떨어졌지만, 비말 전파를 우려해 투명 아크릴판이 설치됐다. 의장을 맡은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한 모든 발표자는 명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발표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주주 질의 때 사용된 마이크에는 일회용 덮개가 씌워졌고, 질의가 끝날 때마다 소독 및 교체됐다.

 

주주에게 배포한 코로나19 문진표(왼쪽)와 총회장 지정좌석제 안내문. 사진=차형조 기자

 

주주 확인 절차를 마친 주주에게 삼성전자가 제공한 마스크와 손소독제. 사진=차형조 기자

 

주주 질의 때 사용된 마이크에는 일회용 덮개가 씌워졌고 질의가 끝날 때마다 소독 및 교체됐다.​사진=차형조 기자

 

코로나19로 실적 둔화를 우려하는 주주도 눈에 띄었다. 한 주주는 “TV나 냉장고 같은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 주력 제품 생산이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을 빚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CE부문장 김현석 사장은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중국에서 일부 부품을 공급하는 데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 시점으로 보면 전혀 차질이 없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갈 때 전략은 어떻게 되냐”는 다른 주주 질문에는 “우리나라는 조금 수그러드는 상황이지만 다른 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시작되는 단계이기 떄문에 이로 인해 소비자나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9년 매출 줄었지만 배당은 동결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의안 상정에 앞서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CE부문장 김현석 사장, IM(Information technology & Mobile communications)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나와 사업부문별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한 뒤 주주들의 질문에 답했다. 참석 주주는 재무재표 승인 건에서 기표 용지를 사용해 의결했지만, 나머지 안건은 박수로 표결을 대체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51기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의결권 행사에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전자 실적은 2019년 다소 악화됐지만 배당금은 동결키로 했다. 이날 승인된 2019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0조 40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13조 3705억 원), 당기순이익은 21조 7389억 원으로 전년보다 50.9%(22조 6060억 원) 감소했다. 반면 1주당 기말배당금은 보통주 354원, 우선주 355원으로 2018년도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4월 17일까지 기말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의장을 맡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단에 선 모습.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 발언대 주위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한 해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신흥국의 경제 침체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었으며 사업적으로도 메모리 업황 부진과 세트 사업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됐다. 이런 대내외 여건으로 회사의 경영 실적은 전년 대비 둔화돼 연결 기준 매출 230조 원, 영업이익 28조 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건에서도 반도체 사업은 10나노급 D램, EUV 7나노 공정 등 초격차 기술혁신을 지속하고, CE 부문은 QLED 8K TV, 세로 TV, 비스포크 냉장고 등의 제품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IM 부문은 폴더블 폰 등을 출시해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지키며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해 차세대 통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2019년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사 평가 기준 6위인 611억 달러로 최초로 6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선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총회 결의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58)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59)이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20년 이사 보수한도액은 총 550억 원(일반보수 300억원, 장기성과보수 250억)으로 확정됐다. 전년 보수한도 465억 원(일반보수375억 원, 장기 성과보수 90억 원)보다 85억 원 늘었다. 삼성전자는 승인된 보수 한도 내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쳐 보수를 집행하게 된다. 2019년 삼성전자가 실제 이사진에 집행한 보수 총액은 179억 원(일반보수 98억 원, 장기성과보수 81억 원)이다. 

 

#무노조 경영 기조 지적에 “적법한 노동행위 보장”

 

그간의 ‘무노조 경영 기조’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총회장에는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주주가 참석해 5분간 발언했다. 김용희 씨는 삼성 계열사에서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1995년 해고당한 뒤 해고자 복직과 사과를 촉구하며 2019년 6월부터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 소속 주주는 “지금 강남역 철탑 위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243일째다. 노동탄압, 노조파괴,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삼성의 글로벌 경영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김 부회장에게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주주가 참석해 5분간 발언했다. 사진=차형조 기자

 

김기남 부회장은 “이 건은 사안과 무관하다. 삼성전자 주총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 발언을 종료해주길 바란다”며 제재하다 주주가 발언을 멈추지 않자 “상법에 따라 원만한 진행이 필요할 경우 주주에게 퇴정을 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주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다른 주주가 무노조 경영 기조에 대해 질의하자 “적법한 노동행위는 보장하되 회사는 점점 전향적으로 건전한 노사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핫클릭]

· "해외직구 일회용 마스크 조심하세요" 소셜커머스 '시끌'
· [현장] 입주 시작, 충정로역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가보니
· [현장] '포케팅 성지' 강원도 감자 출하장에 가다
· 신반포15차 입찰 대림산업, 조합으로부터 '옐로카드' 받은 까닭
· [현장] "주총장 맞나"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서 생긴 일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