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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다운, 소음 유입, 외부인 접속…대학 온라인강의 첫날 풍경

일부 대학은 종일 접속불가, 자료만 올리고 '자습 공지' 강사까지 '엉망진창'

2020.03.16(Mon) 18:58:06

[비즈한국] 코로나19의 여파로 여러 대학이 3월 16일부터 2주간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우려했던 대로 온라인 강의가 먹통이 되며 불만이 고조됐다. 수업자료를 다운로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서버가 다운돼 대다수 학생들이 강의를 듣지 못했다.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서버 증설 등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대학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 서버 폭주

 

온라인 강의 첫날인 3월 16일 서울대학교·고려대학교·​중앙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 등 서울 주요 대학의 학교 서버가 다운되거나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E-클래스(온라인수업지원시스템)’에 한꺼번에 많은 수강생이 몰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개강 첫날인 16일 한양대학교 서버 이전 작업을 공지한 내용. 사진=한양대 홈페이지 캡처


기자가 직접 한국외대 온라인수업지원시스템에 접속하니 온전하게 사이트가 뜨기까지 10분이 걸렸다. 오후 3시 강의시간이 되자 서버는 다시 한번 다운됐다. 인하대학교 온라인수업지원시스템은 하루 종일 사이트에 접속할 수도 없었다. 다른 대학들도 서버 확장 이전과 문제점을 공지사항으로 올렸다.

 

인하대학교 온라인 강의 서버가 다운된 모습. 사진=인하대 홈페이지 캡처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와 관련해 대학에서 2주 이상(서버 확장) 등 문제에 대비할 수 있었지만 준비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화상 강의에 겨우 참여한 학생들도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교수의 목소리가 끊겨 들리지 않았으며, 수강생들의 마이크가 켜져 있어 숨 쉬는 소리, 물 마시는 소리, 재채기 소리에 강아지 짖는 소리까지 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강의자료를 다운받지 못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도 이어졌다.

 

한국외대 한 학생은​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자료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려 하자 ‘요청하신 파일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몇 시간 째 떴다. 강의자료 다운로드로 출석 체크를 하는데 다운로드 자체가 안 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온라인 강의에는 강의실·도서관 등 시설 이용이 포함되지 않아 등록금을 일부 환불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온라인 강의마저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등록금을 다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현재 E-클래스 서버가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한 관계로 파일 업로드와 다운로드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진행 중이던 강의도 갑자기 다운돼 접속불가 상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E-클래스는 성능 저하로 인해 서비스 중단 공지가 떴다. 사진=한국외대 홈페이지 캡처

 

#다른 플랫폼에서도 문제 여전…강의자료만 ‘달랑’ 올리기도

 

E-클래스의 서버 다운 문제뿐 아니라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강의를 진행해도 문제다. 수강생이 아니라 외부인이 출입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유튜브로 수업을 진행하는 한 강의에는 외부인 여럿이 들어와 댓글을 도배하며 교수와 수강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4수생인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공짜강의다”, “등록금 왜 내냐”는 등 수업과 무관한 외부인들​의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끊임없이 달렸다. 

 

유튜브에서 진행한 강의에는 외부인이 들어와 댓글을 도배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한국외대에선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외국어 과목이 온라인 강의도 진행하지 않고 자습을 공지한 사례도 있었다. 16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한 외국어 수업의 경우 강의자료만 올라와 있고, 수업 관련 영상은 올라와 있지 않았다. 또 다른 언어 강의에서는 원어민 강사가 “강의자료를 첨부파일로 올려놨으니 2주간 자습하세요. 모르는 내용 있으면 메일로 문의 주세요”라고 공지를 올렸다.

 

한국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원격수업 강의 관련해 피해사례 제보가 900개 이상 들어온 상황이다. 또한 학교의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자습이나 과제 제출 등으로 원격 수업을 대체하는 교사·강사에게 학교 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기자가 한국외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퉁화를 시도했으나 하루 종일 유관부서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대신 학교 측은 총학생회의 질의에 “수업을 놓친 학생들에 대해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다. 출결 문제도 학생들이 불이익 받지 않도록 내용을 정리해 안내 메일로 보내겠다”며 “원격수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사과의 내용이 담긴 메일을 발송하겠다​”​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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