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 수주전에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3위 대림산업, 10위 호반건설이 출사표를 던졌다(관련기사 [재건축·재개발] 대우 떠난 신반포15차, 삼성·호반·대림 삼파전). 5년 만에 주택 시장 수주전에 복귀한 삼성물산과 그간 국내 최고가 아파트 타이틀을 위협한 대림산업, 올해 기업공개를 앞둔 호반건설 삼파전 구도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비즈한국이 각 건설사가 제시한 입찰 제안 내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무상제공 품목, 사업비 대여, 도급조건 등에서 각 사가 차이를 보였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9일 마감된 신반포15차아파트 시공자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 호반건설, 대림산업(기호, 입찰제안서 제출 순)이 참여했다. 각 건설사가 제시한 단지명은 삼성물산 ‘래미안 원 펜타스’, 호반건설 ‘신반포 호반써밋’, 대림산업 ‘아크로 하이드원’이다. 이날 조합과 세 건설사는 각 사가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검토해 비교표를 작성했다.
조합은 14일 대의원 회의에서 총회에 상정할 건설업자를 결정한 뒤, 4월 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1차 합동설명회는 코로나19 여파로 25일 온라인상으로, 2차 합동설명회는 시공사 선정 총회 현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업비 대여 항목에서 3사 큰 차이
신반포15차아파트 시공사 선정 입찰제안서 비교표에 따르면 삼성물산, 호반건설, 대림산업이 제시한 총공사비는 2400억 원 수준(부가가치세 미포함)이다. 삼성물산은 원설계와 대안설계 모두 2399억 9769만 원을, 호반건설은 원설계 기준 2390억 6598만 원을, 대림산업은 각각 원설계 2167억 3424만 원, 대안설계 2399억 7625만 원을 제시했다. 조합이 정한 공사비 입찰 상한가는 2400억 원이다.
호반건설은 대안설계를 내놓지 않는 대신 유일하게 무상제공품목 389억 2220만 원을 제시했다. 대안설계를 제시한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차별화 및 특화계획을 공사비에 포함했다.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건설사는 조합이 작성한 원안 설계를 10% 범위에서 바꿔(경미한 변경) 대안설계를 제시할 수 있다.
공사기간은 삼성물산 36.5개월, 호반건설 39개월, 대림산업 37개월로 삼성물산이 가장 빠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지하구조물과 상층부를 동시에 시공하는 ‘톱다운(top-down) 공법’을 도입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비 지급방식은 삼성물산과 호반건설(사업비 우선 상환)이 분양불을, 대림산업은 기성불(조합원 환급금, 대여이자, 대여원금, 공사대금 및 기타 자금순 상환)을 택했다. 기성불이란 공사 완성도(기성률)에 따라, 분양불은 기성률과 상관없이 분양수입금이 발생할 때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사업비 대여에서는 세 건설사가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연 1.9% 금리로 2230억 원까지 직접 대여를, 호반건설은 연 0.5% 금리로 한도 없이, 대림산업은 CD 금리(3월 5일 기준 1.4%)+1.5% 또는 금융기관 실제 조달 금리 중 낮은 금리로 1584억 원까지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조합원 부담금 납부 시점은 대림산업이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과 호반건설은 부담금을 입주 시 100%를, 대림산업은 입주 시와 입주 1년 후 중 선택해 100%를 납부하게끔 했다.
각 사가 제시한 재무 건전성 지표는 호반건설이 앞섰다. 각사의 신용등급/부채비율은 삼성물산 AA+/72%, 호반건설 AAA(2019년 주택도시보증공사)·A2(2019년 한국신용평가)/13.66%(2018년), 대림산업 AA-/86.5%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의 재무 안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통상 200%를 초과하면 재무구조가 불량하다고 본다.
#삼성·호반·대림 “수주 자신 있다”…“강남서 브랜드 파워 무시 못 해” 견해도
삼성물산은 홈페이지를 통해 “반포는 대한민국의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그 중심에 있는 신반포15차를 빛낼 수 있도록 래미안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반포15차는 입지 자체가 브랜드인 만큼 강남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당사가 추구하는 ‘호반써밋’ 브랜드 전략과도 부합돼 시너지가 매우 크다. 호반건설은 우수한 재무건전성 및 풍부한 자금력, 31년간 주택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 및 우수한 시공능력 등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입찰에 참여하였다. 호반만의 뛰어난 사업 조건과 차별화된 특화 제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좋은 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반포의 대장주 아크로리버파크와 맞닿은 신반포15차를 통합해 아크로 브랜드타운으로 만들 수 있도록 대안 설계를 아크로 눈높이에 맞춰 제안했다. 최고 입지에 들어서는 재건축 현장인 만큼 브랜드 가치와 시공 경험, 품질면에서 조합원께 아크로만의 미래 가치를 자신 있게 어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입찰제안 조건과 무관하게 각 사의 ‘브랜드 파워’가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각 건설사의 2019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삼성물산 1위(도급액 17조 5152억 원), 대림산업 3위(11조 42억 원), 호반건설 10위(4조 4208억 원)다. 현재 신반포15차아파트 남북에서는 각각 삼성물산의 레미안퍼스티지와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파크가 국내 최고가 아파트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호반건설은 아직 서울 강남권 주택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낸 적이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은 입찰 제안 조건과 무관하게 브랜드 선호도가 시공사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호반건설이 몇몇 제안 내용에서 우세한 모습을 보이지만,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5년 만에 정비업계 수주전에 참여한 점과 그간 아크로리버파크로 입지를 다진 대림산업이 경쟁하게 됐다는 점에서 입찰 조건 자체보다는 브랜드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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