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전국 대부분 대학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개강을 2주 연기했다. 몇몇 대학을 제외하곤 3월 16일이 개강일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개강해도 최소 2주간은 학교에 다닐 일이 없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확산과 더불어 감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개강이 사실상 1개월 연기된 만큼 시설이용료가 포함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인하해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은 학교마다 또 교수마다 천차만별이다. 아프리카TV, 유튜브를 이용하는 교수도 있고, 기존에 찍어둔 동영상으로 강의를 대체할 수도 있다. 학생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음성파일로 녹음한 강의자료를 올리는 방식이다.
#개강이 연기됐으니 등록금도 부분 환불해주세요
2월 29일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 안이 올라왔다. 기존 16주 수업도 14~15주로 단축되고 단시간에 만드는 온라인 강의가 오프라인 강의보다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등록금 인하로 이를 일부 보상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현재 이 청원은 6만 9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대학 등록금 부분 환불은 월 단위가 넘어가야 가능해 등록금이 부분 환불은 어려울 전망이다.
기숙사비도 문제다. 연세대, 서강대 등 몇몇 대학이 이례적으로 입사 날짜에 따라 기숙사비를 일부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4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성균관대, 국민대도 학생들의 기숙사 입주 날짜에 따라 기숙사비를 환불하겠다고 공지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기숙사는 입주가 14일부터 자율적이다. 하지만 사이버강의가 진행되는 2주간(3월 16~27일) 입주하지 않아도 서울캠퍼스 기숙사에 입주한 학생들의 기숙사비는 부분 환불하지 않는다. 글로벌캠퍼스의 경우 입주 날짜에 따라 일부 환불을 진행한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기숙사 관계자는 “글로벌캠퍼스의 경우 중국 학생들이 격리수용 됐었기에 학생들의 입주를 미루게 됐다. 서울캠퍼스와는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교마다, 또 대학 내부에서도 환불 기준이 다르다.
등록금, 기숙사비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의’에도 문제가 있다. 교육부가 코로나19 종식까지 원격수업, 재택 수업을 권고한다는 공문을 보내며 각 대학은 온라인 강의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E-클래스(온라인수업지원시스템)’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며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도 된다는 게 대부분 대학의 입장이다.
E-클래스를 통하지 않아도 어떤 방식으로든 강의를 진행해도 상관없다.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며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을 이용하는 방식도 무방하다.
문제는 음성 강의다. 서강대의 경우 파워포인트에 음성을 녹음해 활용하도록 권장한다. 한국외대도 ‘음성 강의 및 자료 업로드’ 방식을 권장하지만 음성 강의 매뉴얼이 따로 없다. 이번 학기에 경제 강의를 듣는 한 학생은 “2주간 음성 강의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래프 등을 어떻게 공부할지 감이 안 잡힌다”고 대답했다.
다른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홍가연 씨(21)는 “음성 강의가 동영상 강의에 비해 전달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단기간 음성 강의는 괜찮을지 몰라도 코로나19의 감염추세가 더욱 확산돼 온라인 학습이 장기화된다면 수강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지연 씨(23) 역시 “교수와 대면 수업으로 진행하지 않으니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려운 점이 문제다. 학습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대답했다.
#교수도 코로나가 처음이라…
모든 교수가 음성 강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한국에서 취재한 결과 교수마다 화상강의와 음성 강의를 선호하는 이유가 달랐다.
교육부가 코로나19 종식까지 원격수업, 재택 수업을 권고하면서 대학들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음성 강의를 하는 이유에 대해 “1~2주 차 주제가 전체 강의의 서두에 해당하기에 음성을 듣고 강의자료를 보는 것만으로도 수업 진행에 큰 차질이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또 실시간으로 강의를 진행할 때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싶었다. 만약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 대처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라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외국어 관련 강의를 하는 한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화상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생들과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코로나 사태가 1~2주 이내에 종식된다면 다행이지만, 장기적으로 온라인 강의가 지속되면 음성 강의보다 실시간 화상 강의가 학습 효과가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화상강의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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