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뉴욕 증시가 전일 대비 7% 이상 급락세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장 초반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1997년 이후 최초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유가 급락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9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013.76포인트(7.79%) 내린 2만 3851.02로 집계됐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158포인트(8.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포인트(7.60%) 하락한 2746.5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빠진 7950.68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 원유(WTI) 4월 인도분은 24.6% 하락했다. 브렌트유 역시 26%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들 간 석유 감산 합의에 실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코로나19 판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우려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자, OPEC 회원 사이에 감산 논의가 나왔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된 것.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 하락은 에너지주 실적에 타격을 준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에너지 관련주는 생산 상품을 더욱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지만 유가가 하락하게 되면 마진폭이 감소해서다. 특히 관련 업종 회사의 회사채 부실화가 확대되면 다른 업권까지 불확실성이 고조될 우려가 높아진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판데믹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OPEC의 감산 가능성도 사라져 유가 하단 지지 요인이 소멸됐다”며 “당분간 유가의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국제 유가의 급락 원인이 글로벌 경기 부진 ‘시그널’로 읽히면서 시장의 공포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현재 국제 유가 하락은 코로나19 타격을 맞은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분석된다.
직접적으로 뉴욕 증시 하락세를 이끈 코로나19 사태는 판데믹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CNN은 9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판데믹으로 정의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판데믹 현상이 증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악시코프(AxiCorp)의 수석 시장전략가 스티븐 이네스는 현 시장 상황과 관련해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완전한 판데모니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안전한 피난처 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미 공포로 가득 찬 시장에 또 다른 수준의 원치 않는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은 미국 월가 전문가들이 수요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시장의 급락세와 코로나바이러스 해결책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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