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OCI(옛 동양화학)가 지난 2월 캐시카우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국내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중국 업체들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설비를 대폭 늘리면서 저가 물량공세로 인한 가격 하락과 업황마저 꺾이면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OCI는 각각 태양광용,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오면서 세계 3위의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로 도약했다. OCI는 2006년 태양광 산업의 핵심 원료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집중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투자를 늘려 회사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사업으로 성장했다.
태양광용 폴리리실리콘 사업에 힘입어 OCI는 중국과 독일업체에 이어 전세계 3위 폴리실리콘 업체로 위상을 떨쳤다. OCI는 군산공장(연산 5만 2000톤)과 말레이시아공장(연산 2만톤)을 합쳐 연산 7만 9000톤 규모를 갖고 있다고 홍보했다.
OCI는 그간 군산공장 3개 라인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했다. 하지만 이번 생산 중단 결정으로 2개 라인은 재가동이 중지된다. 나머지 1개 라인도 오는 5월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이 생산될 예정이다.
OCI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결국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8년 1월 1kg당 17달러에서 2020년 1월 현재 7달러로 2년 만에 60% 이상 폭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손익분기점은 1kg당 13달러로 전해진다.
그런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1년 폴리실리콘 1kg당 78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OCI에게도 이 시기는 매출이 1년새 1조 여원이 뛰고 영업이익도 1조 원을 돌파하던 시절이었다. 2010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3조 3110억 원, 영업이익은 27% 급증한 8400억 원이었다. 2011년엔 4조 2758억 원, 영업이익 1조 1179억 원을 기록했다. 이 시기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영업이익률은 무려 25~26%에 달했다.
OCI는 사업 정점이었던 2011년 1조 8000억 원을 들여 폴리실리콘 제 5공장을 건설해 2013년까지 연산 8만 6000톤 생산 능력의 세계 1위 업체에 등극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호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2012년부터 실적 악화에 시달리자 OCI는 제 5공장 설립을 백지화했다. OCI 사업부문 중 폴리실리콘이 속한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매 분기당 5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OCI는 2012년 매출 3조 2184억 원, 영업이익 1547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조 원 씩 급감했으며 2013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OCI의 지난해 매출은 2조 6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줄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807억 원, 809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주가도 악영향을 받아 사업 정점이었던 2011년 1주당 65만 원대를 웃돌았던 OCI 주가는 올해 3월 현재 5만 원대 초반으로 90% 이상 폭락했다.
OCI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 몰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발 변수 때문이었다.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한국을 턱 끝까지 추격해 온 중국의 기세가 폴리실리콘 분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정부는 육성 산업을 정하면 이를 수행하는 업체들에게 토지 무상 제공, 인건비 보조, 생산량에 따른 보조금 지원, 기술개발까지 제공하고 있다. 선진기술 유입 후에는 저가 공급을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한다.
중국 정부는 2010년을 전후해 태양광 산업을 육성산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10년 새 중국에서 태양광 시장은 무려 700배나 성장했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전세계 시장에서 1위, 4위, 5위를 석권했다.
OCI 입장에선 그야말로 악전고투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OCI 관계자는 “군산공장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중단과 관련한 인력 재배치 문제 등과 관련해 현재 노사가 협의 중이며 결정된 게 없다. 국내생산 중단은 오랜 기간 검토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
OLED 둘러싼 LG-삼성 '디스플레이 전쟁' 중국이 '변수'
·
[단독] 이우현 OCI그룹 부회장 '한국 국적 상실 미스터리'
·
한국 반도체산업이 '트럼프 덕' 보는 이유 셋
·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불러올 '빅뱅' 미리보기
·
현대중공업 "경영정상화 위해 휴일·연장근무 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