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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아파트 분양도 줄줄이…3월 1.5배 증가

일반분양은 95% 증가…건설사들, 사이버 분양관으로 대체 또는 연기 검토

2020.03.04(Wed) 09:57:31

​[비즈한국]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전국 아파트 분양이 연기되면서 3월 분양 예정 물량이 크게 늘었다. 3월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는 실물 견본주택을 사이버홍보관으로 대체해 운영하는 한편, 사태가 악화될 경우 분양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실물 견본주택(모델하우스)에서 분양 상담을 받는 고객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 절반, 3월로 연기돼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3월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전국 44개 단지 총 3만 3433세대로, 전년 동월 분양 실적보다 1만 2154세대(57%) 늘었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만 7689세대로 전년 동월보다 1만 3466세대(95%)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공급이 예정된 전국 3만 3433세대 중 1만 2702세대는 수도권에서 분양을 준비 중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가 6706세대, 비수도권에서는 경상남도가 3234세대로 분양 예정 물량이 가장 많았다. 서울시의 경우 4개 단지, 1294세대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분양 물량 증가세는 올 2월 예정된 분양 물량의 공급이 연기된 데서 기인한다. 앞서 직방의 1월 조사에서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26개 단지, 1만 9134세대(일반분양 1만 5465세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분양 물량은 15개 단지, 1만 558세대(일반분양 7812세대)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 여파로 2월 분양이 연기되면서 3월 분양 예정 물량이 늘었다. 지난 1월 청약 업무 이관 작업과 2월 코로나 여파로 2020년 연초 분양 물량은 예정보다 줄었는데, 3월도 분양 물량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모델하우스 대체해도 계약서 쓸 땐 대면접촉 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분양이 예정된 단지는 분양 방법과 시기를 조정하는 모양새다. 실물 견본주택 입장 인원을 조정하거나, 사이버 견본주택을 활용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분양 일정을 미루는 식이다. 사이버 견본주택은 실물 견본주택을 가상현실(VR)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견본주택을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온라인에 구현한 견본주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예정 단지들이 오프라인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거나 아예 분양을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보를 온라인으로 하더라도 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직접 대면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르엘신반포센트럴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제공

 

서울 주요 단지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는 분위기다. 총 280세대(일반분양 67세대)를 공급하는 서울 서초구 르엘신반포센트럴(신반포15차)아파트와 407세대(일반분양 240세대)를 공급하는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목동(신정2-2구역)은 사이버 견본주택을 활용해 예정대로 3월 분양을 추진한다. 중랑구 망우동에 395세대 분양이 예정된 시티건설의 신내역시티프라디움은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르엘신반포 시공사 롯데건설 측은 “일정대로 3월에 분양하는 대신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은 사이버로 운영할 확률이 높을 것 같다. 부산 서면 부전동과 전남 여수 웅천동에도 분양이 예정된 단지가 있는데 비슷하게 운영될 듯하다”고 말했다.

 

호반써밋목동 시공사 호반건설 측도 “분양 연기는 검토하지 않는​다. 그때까지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내역시티프라디움 시공사 시티건설 측은 “(연기를) 고려하지는 않지만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분양홍보관을 준비하고 있는데 견본주택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남구 봉덕독 봉덕2차화성파크드림 조감도. 자료=화성산업 제공

 

코로나19 확진자 3600명(75%, 3일 0시 기준)이 발생한 대구는 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3월 대구에 분양이 예정된 주요 단지는 중구 도원동 힐스테이트도원센트럴(일반분양 894세대), 남구 봉덕독 봉덕2차화성파크드림(총 499세대 중 일반분양 403세대), 달서구 본리동 뉴센트럴두산위브더제니스(일반분양 316세대)다.

 

힐스테이트도원센트럴 시공사 현대건설 측은 “아직 대구 분양 일정 연기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등과 분양 일정과 방법을 협의 중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더스카이)에 13일 분양 일정 오픈이 예정된 것을 제외하고 전국에 확정 일정이 나온 곳은 없다”고 밝혔다.

 

봉덕2차화성파크드림 시공사 화성산업 측은 “아직까지는 3월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견본주택을 짓고 있는데 아무래도 오픈 초기에 사람이 운집할 것을 우려해 청약 전 출입 인원을 시간대별로 조정하거나 아예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한 뒤 당첨자에 한해 실물 견본주택에 입장시키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센트럴두산위브더제니스 시공사 두산건설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유동적이라 일정을 밝히기 어렵다. 여러 홍보 방식을 검토 중이다”고만 말했다.

 

#인기 지역은 사이버 견본주택, 비인기 지역은 연기 가능성

 

코로나19가 아파트 청약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중흥토건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해 분양한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경우 425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4만 4448명이 접수해 경쟁률​ 104.3 대 1​을 기록했다. 중흥토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14일 개관한 실물 견본주택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해 운영했다.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홈페이지 내 홍보물과 사이버 견본주택 거실(130㎡형) 모습.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입지가 좋은 경우 실물 견본주택을 사이버로 적극 대체해 운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분양 자체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계기로 분양 홍보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거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면 3월 물량이 늘겠지만, 감염이 더 확산될 경우 다시 연기돼 4월 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4월은 정비사업 단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이 종료돼 재건축·재개발 분양 물량이 많이 유입된다. 물량 변동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수요자는 분양 정보를 꾸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10월 분양가상한제 시행령을 바꾸면서 개정일 이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정비사업 단지가 오는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재건축조합 등이 4월 입주자 모집공고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시행령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기준을 고치면서 부칙에서 6개월 유예를 정했기 때문에 추가 연기는 검토하지 않는다. 정비사업 단지들이 분양 일정은 뒤로 미루더라도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을 4월 내로 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유예받는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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