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가장 눈길이 쏠리는 것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신천지는 1984년 이만희 총회장(89)이 설립했으며 개신교에 바탕을 두고 ‘말세와 영생’을 주장한다. 한국 기독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에서는 이단으로 분류했으며, 신천지가 여러 위장단체를 통해 전도 활동을 펼친다고 주장한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신천지 측은 다양한 단체를 통해 사업을 펼치며 연관된 상표도 여럿 출원했다. 특히 신천지 측이 자신들과 관련 없다고 주장한 봉사단체 ‘만남’, 민간 비영리기구 ‘HWPL’의 상표도 전부 이만희 총회장 이름으로 등록돼 있었다. ‘특허정보검색사이트 키프리스(키프리스)’에 공개된 상표를 통해 신천지가 사업을 영위한 방식을 살펴봤다.
#1998년 상표 처음 등장…새예루살렘·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키프리스에 ‘이만희’를 검색해 나오는 상표 중 신천지와 관련해 등록·출원·소멸·거절된 상표는 총 35개다. 이 가운데 현재 등록 상태를 유지하는 상표는 3월 2일 기준 24개에 달한다.
키프리스에 공개된 신천지 관련 상표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한 건 1997년 5월 이만희 총회장 이름으로 출원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 성전’ 명칭과 도형상표다. 이 상표들은 존속기간이 만료됐으며, 이후 이만희 총회장은 조금씩 모양과 구조를 변화하며 상표를 갱신하거나 새로 등록했다.
눈에 띄는 건 2004년 11월 이만희 총회장이 출원한 ‘새예루살렘’이다. 09류(녹음테이프)와 16류(서적)로 출원된 이 상표는 존속기간 만료 후 다시 갱신되지 않아 내부에서 쓰임이 없었던 걸로 추정된다. 이후 등장한 상표는 대부분 두 명칭을 합한 ‘새예루살렘성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로 출원됐다.
현재 등록 후 유지 상태인 ‘새예루살렘성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상표는 2004년 출원된 09류(녹음테이프)와 16류(서적), 2012년 출원된 41류(종교교육업·출판업)와 38류(방송업)가 있다.
#자체 성경교육기관도 등록…녹음테이프에서 동영상으로 변화
신천지 자체 성경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는 전도 활동의 중심축으로 알려졌다. 이 기관을 통해 성경교육을 받고 수료시험을 합격해야 입교가 가능하며, 6개월의 교육기간 동안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초·중·고등 과정으로 나뉘어 교육을 받는다. 신천지는 지난해 11월 6개월의 교육을 마치고 센터에 입교한 사람을 대상으로 ‘10만 명 수료식’을 열었다.
신천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온기독선교센터는 지금까지 총 16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등록된 상표도 여럿이다. 이만희 총회장은 1998년 8월 ‘시온 시온기독교신학원’이라는 명칭으로 업무표장을 등록 출원했다. 업무표장은 비영리 업무의 출처를 표시하는 일종의 상표로,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업무를 영위하는 자가 그 업무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표장’이다.
같은 달인 1998년 8월 이 총회장은 ‘시온 A’라는 명칭의 도형복합 상표를 09류(녹음테이프), 16류(서적)에 대해 출원했다. 2012년 8월에는 ‘시온성경신학’이라는 명칭의 도형복합 상표를 38류(방송업)에 대해 출원했다. 1998년에서 2012년으로 넘어오면서 명칭과 함께 도형의 모양도 변화한다. 38류가 추후 추가된 것으로 보아 트렌드에 맞춰 교육수단도 녹음테이프와 서적에서 동영상으로 변화한 것으로 짐작된다.
#‘만남’ 관련 상표 모두 이만희 이름으로 출원
신천지 위장봉사단체 ‘만남’ 관련 상표도 다수 있었다. 2003년 발족한 자원봉사단체 만남은 이만희 총회장과 이 총회장의 내연녀이자 차기후계자인 김남희 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고 알려졌다.
2011년 노컷뉴스는 ‘봉사단체 만남은 신천지 위장단체’라고 보도했지만, 당시 만남 측은 신천지와 관련이 없다며 CBS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만남’ 관련 상표는 모두 이만희 총회장의 이름으로 출원돼 있었다.
2012년에는 ‘만남’ 관련 상표가 본격적으로 출원됐다. 2012년 8월 출원된 ‘만남’ 관련 상표에는 09류(녹음테이프)와 16류(서적)뿐만 아니라 41류(종교교육업·출판업), 38류(방송업), 25류(넥타이·등산복 등)도 있다.
#신천지 위장단체 HWPL·IWPG도 상표 등록
신천지 위장단체로 분류되는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과 ‘IWPG(국제여성평화그룹)’도 상표를 등록했다. ‘HWPL’은 민간비영리기구(NGO)로 등록되어 있으나 사실상 신천지 위장단체라고 알려졌다. 관련된 상표 가운데 일부는 이만희 총회장 이름으로 출원돼 있다.
‘HWPL’의 업무표장은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출원인으로 나섰으며, 2013년 10월 출원 후 2015년 2월 등록이 마무리됐다. 또 신천지는 지난해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이름으로 상표를 출원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려 했던 걸로 추정된다. 2019년 1월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HWPL Heavenly Culture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라는 명칭의 상표가 09류(녹음테이프), 16류(서적), 41류(종교교육업·출판업)에 대해 출원됐으며, 같은 해 9월 등록됐다.
‘IWPG’는 ‘사단법인 세계여성평화그룹’이 2014년 3월 41류(종교교육업·출판업)에 대해 출원해 2015년 1월 등록됐다. 2019년 7월에도 동일한 출원인이 38류(방송업)에 대해 상표를 출원해 현재까지 심사 중이다. ‘IWPG’는 김남희 씨가 과거 대표로 있던 단체다.
공우상 공앤유 특허사무소 변리사는 “종교단체의 상표 등록은 흔한 일이다. 특히 대형 교회의 경우 상표는 기본적으로 준비한다. 비영리단체에 속하므로 업무표장을 하고, 그 외 45류(종교조직업), 16류(서적), 41류(종교교육업)을 주로 한다. 목사님 설교내용이 담긴 CD, 발행 서적 등에 적용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 세상을 반영한 38류(방송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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