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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해체하면 연 8% 상환' IPO 앞둔 '빅히트' 우선주 조건 다시 보니

2016년 발행 시 '3년 이내 멤버 탈퇴나 해체하면 8% 금리 상환, 전쟁·천재지변 등은 불가' 명시

2020.02.27(Thu) 12:46:05

[비즈한국] 기업공개(IPO)를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우선주주가 ​2019년 말 ​투자금 회수를 위한 사전작업을 마쳤다.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BTS) 인기에 힘입어 몸값이 최대 6조 원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2016년 투자자가 빅히트와 합의한 우선주 발행 조건과 향후 거둬들일 이익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MAP OF THE SOUL: 7’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업공개 앞두고 상환전환우선주 11만 주를 보통주로 전환

 

투자은행(IB)업계와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빅히트는 지난해 11월 상환전환우선주 약 11만 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당시 상환전환우선주 22만 2135주의 절반 수준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란 만기 때 발행한 회사로부터 상환을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를 가진 우선주를 말한다. 통상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회사 상환전환우선주를 채권처럼 사들여 이자와 함께 돌려받거나, 기업이 IPO에 나설 경우 보통주로 전환해 향후 투자금을 회수한다. 손해 볼 가능성이 낮아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상환전환우선주의 전환권 행사는 올해 빅히트의 IPO를 앞둔 조치로 해석된다. 1월 빅히트는 국내 주요 증권사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낸 데 이어 24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향후 빅히트는 선정된 금융사와 IPO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주관사들은 입찰제안서에 빅히트 가치를 4조~6조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879억 원, 9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17%가량 늘었다.

 

빅히트의 상환전환우선주는 2018년 기준 전체 주식의 12.57%(22만 2135주)를 차지한다. 범LG가 벤처캐피털인 엘비인베스트먼트와 중국 최대 벤처캐피털 레전드캐피탈(Legend Capital)이 나눠가졌다. 2019년 빅히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엘비인베스트먼트는 엘비글로벌차이나펀드(LB Global-China Expansion Fund, 1.97%)와 코에프씨-엘비펀드(KoFC-LB Pioneer Champ 2011-4호 투자조합, 0.41%)를 통해 총 2.38%(4만 2037주)를, 레전드캐피탈은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를 통해 10.19%(18만 98주)를 보유했다. 

 

우선주를 제외한 나머지 보통주 지분은 방시혁 빅히트 공동대표(전체 43.06%, 76만 1327주), 넷마블(25.22%, 44만 5882주),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12.24%, 21만 6430주), 최유정 빅히트 부사장(4.58%, 8만 936주), 한국투자증권(2.33%, 4만 1259주)이 나눠가졌다. 

 

#빅히트 상환전환우선주의 특권…의결권과 8% 금리 상환권

 

2016년 5월 빅히트는 LB인베스트먼트와 레전드캐피탈에 상환전환우선주 22만 1357주를 처음 발행하면서 △배당 △​청산 시 잔여재산 분배 △​의결권 △​전환 △​상환 등의 주주 권리를 법인등기부에 기재했다. 이에 따르면 빅히트 상환전환우선주 주주는 발행일로부터 10년 동안 보통주로 전환을 청구하거나, 발행일 3년 이후부터 연 8% 금리로 상환을 요청할 수 있다. 상환전환우선주​ 주주가 전환 청구를 할 경우엔 전환가격에 따라 액면가액 500원인 보통주식을 받게 된다. 이 밖에 상환전환우선주​ 주주는 보통주에 우선해​ 주식 발행가액의 연 1%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 받고 청산 시 우선적 권리를 부여받는다.

 

눈길을 끄는 조건은 BTS와 관련한 상환권이다. 빅히트의 상환전환우선주 주주는 3년이 지나지 않더라도 김남준(RM), 김석진(진), 민윤기(슈가), 정호석(제이홉), 박지민(지민), 김태형(뷔), 전정국(정국) 등 BTS 멤버가 탈퇴하거나 전속계약이 계약만료일 이전에 종료되는 경우 상환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이 해체하거나, 존속하지 않거나, 영구적으로 또는 기한 없이 연예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상환권을 보장받는다. 빅히트는 ‘천재지변이나 전쟁, 교전(선전포고가 이루어졌는지를 묻지 않음), 침략, 기타 해외 적대세력의 행위’ 등 불가항력으로 인한 사건은 상환 사유로 보지 않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법인등기부에 기재된 상환전환주식 상환 관련 규정. 사진=인터넷등기소

 

다른 기업과 달리 빅히트 우선주는 의결권도 갖는다. 우선주는 기업이 배당을 하거나 해산 후 잔여재산을 분배할 때 보통주보다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기 때문에 통상 기업은 우선주에 의결권까지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빅히트 상환전환우선주​는 보통주와 마찬가지로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부여받는다. 회사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에 관한 통지도 받게 된다.

 

최영근 상명대 교수는 2019년 중소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 겨울호 기고문에서 “벤처캐피털이 리스크를 헤지(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으로 상환우선주는 일정한 기능을 한다. 상환우선주가 의결권을 보유할지는 법제도적으로 선택적 사항이며, 오히려 벤처캐피털의 투자 행위 특성을 고려할 때 의결권을 보유하는 것이 벤처투자 성격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IPO 추진 현황 및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조건과 관련한 비즈한국 질문에 “현재로서는 문의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엘비인베스트먼트 관계자도 “비상장기업체가 관리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별도로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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