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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보다 무서운 '공시' 노량진 학원가 풍경

'심각'에도 수업 진행…인터넷 강의 대체 못하는 소형 학원은 휴원 안 해

2020.02.25(Tue) 12:22:09

[비즈한국] 23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가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휴업 명령권을 발동하며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개학도 1주일 연기됐다. 민간 교육 기관인 학원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을까? 노량진 학원가를 찾았다.

 

노량진의 한 대형 학원에서 학생들이 휴원 문자를 받은 후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정동민 기자


24일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여전히 많은 학생이 학원에 나와 수업 준비를 했다. 29일부터 상반기 공무원 시험이 연속해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도 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막을 수 없었다. ​

 

한 학원은 24일 원생들에게 코로나19 예방원칙과 관련된 문자를 보냈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되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오전 ​원생들은 수업을 듣기 위해 평소와 같이 등원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라고는 했지만, 학원에 들어갈 때 체온이나 마스크 착용을 검사하지는 않았다. 한 원생은 “400여 명이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자습을 하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수업을 듣는 게 꺼려졌지만 공무원 시험이 한 달 남은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등원했다”고 말했다. 

 

휴원 공지를 받은 뒤 밖으로 나선 학생들. 사진=정동민 기자

 

점심시간이 지난 후 원생들이 개인 물품을 모두 들고 황급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단계 격상과 교육부 공고 방침에 따라 2월 24일(오후)부터 27일까지 휴원을 결정했다”는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학원에 다니는 원생의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업 듣고 자습하는 학생이 많아 걱정했지만 최근 학원에서 발열 검사 등을 철저히 해 공부하기 좋은 조건이 됐다”며 대응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학원의 경우 27일까지 휴업을 결정했지만 25일 오전 수업 두 개는 진행됐다. 

 

또 다른 원생은 “면학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학원에서 자습하는 게 좋지만,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금 상황에서는 휴원하는 게 옳은 선택이다. 인터넷 강의 등을 제공한다는 학원의 빠른 대처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휴원 후 원생들이 개인 물품을 밖에 둔 모습. 사진=정동민 기자


대형 재수학원(메가스터디, 대성학원, 이투스 등)도 24일을 기점으로 3월 1일까지 1주일 휴원을 결정했다. 교육부의 권고를 따랐다. 기숙학원은 예외다. 부모의 면회와 원생의 외출을 금지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오히려 감염 위험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 학원은 추후 권고사항을 통해 휴원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규모 학원들은 대부분 ​휴원을 하지 않는다. 경기도 한 영어학원에서 근무하는 강사는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의무 사용과 더불어 최소 인원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휴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기도 하고, 대형 학원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기존 원생에게 다른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소규모 학원은 그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강사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코로나19 때문에 생업을 놓을 수 없다.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학부모의 입장도 엇갈리기에 당장 휴원을 결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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