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법원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모빌리티 업계 시선은 자연스럽게 국회로 쏠린다. 타다 비즈니스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개정안을 둘러싼 이해관계 역시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 이를 풀어내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전 법원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인 VCNC 박재욱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경진 무소속 의원이 사법부 판단을 공식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함께 현재 계류 중인 여객자동차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록 1심 판결이긴 하지만 법원의 판단으로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신산업이라고 하더라도 법의 테두리를 지켜야 하고 타 산업과의 형평성과 공정성, 유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 당과 긴밀히 협의해 2월 임시국회에서 여객자동차법을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 역시 “법치주의 파괴자 이재웅, 박재욱에 대한 처벌 없이는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 검찰은 즉각 항소해 범법자 타다가 응분의 죗값을 치르도록 끝까지 싸워주길 부탁한다”며 “국회가 제 할 일을 못 하니 정부도, 법원도, 기업도 법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타다 금지법’의 조속한 통과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스타트업 업계도 동의한다. 그러나 두 의원과는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다. 스타트업의 공동 이익을 대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한다. 신산업을 창업했다는 이유로 대표가 형사 처벌을 받는 전례가 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행법상 제2, 제3의 타다 사건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법 개정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여객자동차법을 개정해 플랫폼 사업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개정안의 기여금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계류 중인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통과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26일 법사위가 열릴 예정이지만 법안 상정 여부에 대해 그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법사위 위원 중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도 존재한다. 법사위는 안건 의결 전 소속 위원 중 이견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만장일치제’로 의사를 진행하는 게 일종의 관행인 까닭에 법안을 법사위 표결에 부치려면 적극적으로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없어야 한다.
법사위 위원 중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인 인물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일각에서는 여야 지도부가 합의하면 두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원칙적으로 두 의원 결정에 타다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채이배 의원은 ‘타다 금지법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채 의원은 19일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은 정부의 무책임과 검찰의 무리수로 고사할 뻔한 혁신산업의 싹에 가까스로 생존을 위한 지지대를 세워준 판결”이라며 “현재 법사위 계류 중인 타다 금지법은 이와 같은 법원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법을 개정해서라도 신산업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신산업 진입과 성장을 가로막는 기득권 규제를 더 과감하게 혁신해나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정반대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의원 역시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해당 법을 발의한 의원들의 문제의식에 대해선 나름 인정하지만 크게 본다면 이 법은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며 “택시 산업이 낙후되고 불신을 받는 이유를 잘 따져서 규제를 완화하는 종합대책을 세우고, 신산업인 모빌리티 플랫폼이 제대로 갈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투 트랙이 옳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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