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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0도 '역시나' 스마트폰은 왜 '인덕션'에 집착하나

디카 비싼 중국·동남아선 스마트폰이 대안…제조사들, 차별화 가능한 '카메라'에 집중

2020.02.14(Fri) 15:45:15

[비즈한국] 삼성전자가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갤럭시 S20도 ‘인덕션’ 디자인을 피해가지 못했다. 카메라 모듈이 1자에서 사각형으로 바뀐 것이다. 전작에 비해 카메라를 하나 더하면서다. 애플의 아이폰11이나 화웨이 메이트30도 비슷한 모양이다. 

 

지난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0’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S20 울트라’를 소개하는 모습. S20은 후면에 카메라 3개(트리플), S20+와 S20 울트라는 4개(쿼드)를 탑재했다. 사진=삼성전자

 

이런 디자인에 비판이 적지 않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로서는 카메라 성능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사진기로서 스마트폰의 기능적 측면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3년 전부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샤오미 등 현지 기업들이 카메라 성능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가자 여타 제조사들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중국은 DSLR 등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디지털카메라가 자리 잡기 전 스마트폰이 이미 많이 보급됐고, 고가의 디지털카메라를 구매하기엔 소득 수준이 뒷받침되지 못해서다. 아이폰11의 가격은 중국인 월평균 임금의 1.1~1.3배, 디지털카메라는 3~4배 수준이다.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처럼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전화 통화, 인터넷, 금융거래, 게임까지 할 수 있는 일종의 우월재(優越財)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이런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과시욕구가 분출하며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가장 먼저 이해한 것은 화웨이다. 주력 스마트폰 P시리즈에 라이카와 공동 개발한 초고화질 카메라 렌즈를 2개 이상 장착하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화웨이는 그간 삼성전자·애플 등 경쟁사에 구동 계통의 하드웨어 스펙을 쫓았다. 그러나 하드웨어 경쟁은 제품의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 카메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 시장은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 현지 제조사들이 1~4위를 휩쓸고 있다. 애플은 시장점유율 6%에 불과해 5위에 머무는 중이다.

 

최근 아이폰11의 중국 판매량을 봐도 카메라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폰11은 지난해 9월 중국에 출시되자마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1분 만에 1억 위안(약 170억 원)의 사전 주문이 몰려들었다. 징둥닷컴에서도 예약 판매 첫날 주문량이 100만 대를 넘었다. 보급형인 아이폰XR보다 티몰에서는 335%, 징둥닷컴에서는 480%나 주문량이 많았다.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폰11은 지난해 9월 중국에 출시되자마자 사전 주문이 몰려들었다. 아이폰11(왼쪽)과 11프로. 사진=애플

 

중국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소득이 아직 낮고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자리 잡지 못했으며, 스마트폰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플래그십 모델에 높은 카메라 성능을 부여해 기술력을 홍보하는 한편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포는 저가 브랜드 ‘리얼미’ 제품에 6400만 화소 쿼드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일부 중국 회사들은 이미 변화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들 시장에 대해 작년 한 해 동안 많이 준비했다. 올해부터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최경식 삼성전자 무선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이들 시장에 특화모델 전략을 철저하게 구사할 것”이라며 “인도의 경우 온라인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이에 집중하고, 현지에서 올해 시작되는 5G서비스에 협력해서 대세를 이뤄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8년만 해도 듀얼 카메라가 대세였지만, 2019년부터 3~4개의 카메라를 채택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많이 늘었다. 앞으로 카메라 성능을 둘러싼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며 “제조사들은 인도 등 신흥국에 중점을 두고 그 시장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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