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2016년 9월, 국방부가 경북 성주시 초전면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성주 컨트리클럽’에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듬해 2월 롯데그룹과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의 ‘육군 제2군수사령부 예하 15보급·7급양·환경대대’ 부지를 맞교환했다.
그런데 롯데그룹이 남양주 퇴계원 부지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지 만 3년째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건설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동부권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이 부지를 공터로 방치한 까닭은 무엇일까. 비즈한국이 자세한 내용을 취재해봤다.
롯데그룹과 국방부가 맞교환한 부지는 롯데상사가 2007년 6월 경북 성주시 초전면에 개장한 18홀 골프장 ‘롯데스카이힐성주 컨트리클럽’, 국방부가 1963년 6월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내 국유지에 조성한 ‘육군 제2군수사령부 예하 15보급·7급양·환경대대’다.
부지의 면적은 롯데스카이힐성주 컨트리클럽이 147만 9162㎡(44만 7446.51평), 남양주 퇴계원 군부대가 6만 7228㎡(2만 336.47평)로 22배 차이난다. 하지만 당시 감정평가를 통해 책정된 부지의 가격은 각각 889억 9423만여 원, 888억 9978만여 원으로 엇비슷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부지 가격 차액인 9400만여 원과 부지 교환 후 얼마간 머물던 군 시설 이용료 76억여 원 등 총 96억9400만여 원을 롯데그룹에 분할 지급했다.
롯데그룹이 국방부로부터 남양주 퇴계원 부지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지 만 3년째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부지가 넓어서 외부 투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동안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당분간은 공터로 방치해두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토지 정지 작업(땅을 반반하고 고르게 만드는 작업)을 완료한 후 펜스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작업을 해놨을 뿐이다. 공동주택(아파트)을 지을 지, 쇼핑몰을 지을 지조차 모른다. 검토 단계에 불과하며, 당연히 건설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남양주시 퇴계원 부지에 공동주택이나 쇼핑몰을 건설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한다. 3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 왕숙지구(1134만㎡, 6만 6000가구)가 조성될 예정인데다 그 안에 대규모 쇼핑몰이 입점할 가능성이 높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공동주택이나 쇼핑몰을 건설하기에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걸 롯데그룹이 모를 리 없다. 구리시와 남양주시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구리시 사노동(21만 9000여㎡)과 남양주시 퇴계원(7만 2000㎡)에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했는데 최근 구리시가 경기도에 사업 철회를 요청했다. 부지 면적이 4분의 1로 줄어든 상황에서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이 백지화될 거라는 얘기가 무성하다. 하지만 남양주시가 롯데상사 소유 부지로 영역을 넓힌다면 얼마든지 사업이 가능하다. 현재로써는 이 방법이 최선일 듯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2018년 10월 롯데그룹은 국방부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토지 18필지 중 2필지(6942㎡)를 한국농어촌공사에 2047년 10월까지 만 30년간 대여해주는 조건으로 52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가 10개월만인 2019년 8월 근저당권을 해제하기도 했다.
유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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