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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체크] '갤럭시 S20' 테크니컬 리포트

카메라 성능 향상에 방점…온전한 5G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

2020.02.12(Wed) 13:45:27

[비즈한국] 삼성전자가 2020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 3종과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11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일단 넘버링에 변화를 줬다. S11이 아닌 S20이다. 내년에는 S21 보다는 S30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올해부터 S가 빠질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20년에 20이라는 숫자를 쓴 건 마케팅 관점에서 대단히 직관적이다.

 

삼성전자가 2020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S20은 6.2형 모델인 S20, 6.7형 모델인 S20+, 6.9형 모델인 S20 울트라로 세분화 됐다. 지난해가 5G 무선통신 과도기였던 만큼, 울트라 모델이 전작에서 갤럭시S10 5G에 해당한다고 보면 사실상 라인업은 그대로다.

 

갤럭시 시리즈는 아이폰과 더불어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유이한’ 스마트폰이다. 두 회사가 스마트폰에 구현하는 기술이 다른 스마트폰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스마트 인프라 구축에도 방향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대가 큰 만큼 발표 직후 비판도 적잖다. 고작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소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진보를 이뤄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적 진보 측면에서 갤럭시 S20을 살펴봤다.

 

# 카메라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시리즈를 발표하며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카메라 성능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다른 부분에서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선 카메라 숫자가 4개(S20 모델은 3개)로 전작 대비 하나 씩 더 늘었다. 스마트폰 카메라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스마트폰 두께를 늘릴 수 없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어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아이폰 역시 마찬가지. 전작에서 망원, 광각, 초광각 카메라는 그대로 두고 심도를 감지하는 ‘뎁스비전’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이미 갤럭시노트10에서 구현된 쿼드 카메라다.

 

발표 후 갤럭시S20을 체험해 보고 있는 전 세계 미디어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핵심은 망원카메라에 있다. 망원카메라의 화소가 말도 안 되게 증가했다. 전작에서는 망원 카메라가 1200만 화소로 기본이나 광각 카메라와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S20에서는 6400만 화소까지 지원하며, 울트라 모델의 경우 무려 1억 800만 화소를 지원한다. 사실 스마트폰의 작은 액정에서는 이렇게 화소가 높아질 이유가 별로 없다. 갤럭시 S20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3200x1440 으로 화소수로 따져도 약 460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망원 카메라의 화소수를 높인 이유는 빛이 부족한 저조도 상황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소를 9배로 늘린 다음, 9개의 화소를 하나의 화소로 병합하는 방식으로 선명도를 끌어올렸다. 이렇게 다수의 화소를 압축시켜 선명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을 ‘픽셀비닝’이라고 하는데, 삼성전자는 그 숫자를 늘려 ‘노나비닝’이라는 이름 붙였다. 노나는 고대 그리스어로 숫자 9를 의미한다. 화소수가 높아지면 각 화소 당 받아들이는 빛의 양은 적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미지 센서도 전작 대비 1.7배(S20, S20+)에서 2.9배(울트라) 커졌다. 

 

갤럭시 S20에는 감도를 2배 높인 '노나셀' 기술을 탑재한 1억 8백만 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가 탑재됐다. 0.8 마이크로미터의 픽셀 1억개 이상을 1/1.33인치 크기의 이미지센서에 구현해 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다만 이를 통해 구현한 100배 스페이스 줌 기능은 다소 어폐가 있다. 광학 줌은 기본적으로 렌즈와 렌즈 사이의 거리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얇은 스마트폰 두께에서는 구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렌즈 부품을 세로 방향으로 배열해 마치 잠망경 구조를 만들어 광학 10배 줌을 구현해냈다. 여기에 망원 카메라의 막강한 화소를 더해 100배 줌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화질 손실 없이 구현 가능한 것은 10배까지이며 이후에는 디지털 줌 방식으로 배율이 늘어난다. 물론 배율이 늘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화질 손실을 디지털 이미징 기술을 통해 보정해준다는 점에서 단순히 잘라내기만 하는 크롭 방식의 ‘디지털줌’ 대신 ‘스페이스줌’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본질적인 면에서 차이는 별로 없다. 사실 그보다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으로 100배 줌 기능을 쓸 일이 거의 없다. 물론 몇 번은 신기해서 해볼 수도 있다. 기술력 과시 차원으로 해석된다.

 

# 디스플레이, AP 그리고 메모리

 

갤럭시 S20 시리즈는 세 모델 모두 3200x1440 해상도의 AMOLED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다. 전작 대비 가로 길이가 160 픽셀 더 늘어서 20대 9 화면을 완성했다. 그만큼 베젤도 더욱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렇게 세로화면이 길어지는 변화는 시네마 화면 비율인 21대 9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딱 160픽셀 남았다.

 

디스플레이에서 화면비보다 주목해야 하는 변화는 화면 주사율이 120Hz로 늘었다는 점이다. 이미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에서 구현된 기능으로 이는 사용자들이 체감 가능한 큰 변화다. 화면을 스크롤 할 때 훨씬 부드럽고 잔상 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기존 60Hz 디스플레이를 가진 스마트폰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분명히 느껴진다. 100배 스페이스줌을 비롯한 대부분 주목할 만한 변화는 울트라 모델에 한정되지만, 120Hz 디스플레이는 전 모델에서 지원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주사율 향상은 게임에서도 강점을 보이는데, 화면 움직임이 빠른 레이싱 게임 ‘포르자 스트리트’를 무료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갤럭시S20은 전작 대비 화면이 0.1인치 씩 커지며 보다 날렵해진 느낌을 준다. 화면 크기와 부가 성능에 따라 모델을 세분화한 것도 전작과 동일하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와 삼성 엑시노스 990이 탑재됐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출시 지역에 따라 같이 사용해왔는데, 보통 국내판에는 엑시노스, 해외판에는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는 것이 공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내판에 스냅드래곤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 공식적인 명칭은 7나노 기반의 64비트 옥타코어 프로세서(최대 2.8Ghz, 2.4Ghz, 1.8Ghz)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마니아들이 스냅드래곤을 좀 더 선호한다는 점과 실제로 스냅드래곤 865의 성능이 좀 더 우수하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메모리는 모델과 상관없이 12GB가 탑재된다. 아무리 ‘다다익램’이라지만 스마트폰에 메모리가 이렇게 높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 스마트폰에 메모리 용량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사용자들이 갈수록 동시에 여러 개의 앱을 번갈아가면서 실행하고 있다는 측면에선 메모리 용량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의견과, 안드로이드OS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렇게까지 고용량 램은 필요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삼성전자 행보는 다른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서 램 용량이 가지는 마케팅적인 의미가 크다. 기능적으로는 ‘노나비닝’과 같이 초고해상도로 촬영된 이미지를 빠르게 디지털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용량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타 사의 스마트폰이 갤럭시와 경쟁하기 위해 메모리 용량을 늘리게 되면, 결국 이익을 보는 기업이 세계 1위 메모리 생산능력을 가진 삼성전자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 네트워크와 배터리

 

갤럭시 S20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5G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SA(Standalone) 기능을 지원하는 것. 갤럭시S10과 노트10은  비단독 모드인 NSA만 지원하면서 반쪽 5G라는 비판을 받았다.

 

단독모드는 4G LTE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5G 네트워크만을 사용해 통신을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5G의 특성인 초저지연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통신사가 아직까지 SA 방식의 5G 네트워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아직은 5G 기지국이 부족해 NSA 방식으로만 5G를 제공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상용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에 전국망을 갖추려면 최소 2~3년을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쪽짜리 5G 스마트폰이라는 오명을 쓴 전작과 달리 갤럭시 S20은 SA 모드 지원으로 온전한 5G 성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올해 상반기 중에 SA 모드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즉, 2년 후에도 갤럭시 S20을 바꾸지 않고 온전히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선 유리하지만, 당장은 갤럭시S10이나 노트10과 비교해 체감되는 요소는 아니다. 반대로 갤럭시S10이나 노트10 구매자들에게는 다소 안타까운 대목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교체주기 2년’이라는 공식이 깨진지 오래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배터리 용량이 한층 늘어난 점도 고무적이다. 각 모델별로 500~600밀리암페어(mAh) 씩 늘어 울트라 모델의 경우 무려 5000mA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여기에 USB-PD 3.0 충전 규격을 지원해 45W 급속 충전 기능도 제공된다. 하지만 45W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 제공되는 충전기가 아닌 별도의 충전기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애플은 18W 고속 충전기능을 제공하면서 충전기를 별도로 구매하게 하는 정책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화면도 약간 커지고 배터리 용량도 늘어난 만큼 무게도 조금씩 늘었다. 갤럭시 S20은 S10 대비 157g에서 164g으로, S20 울트라는 S10 5G 대비 198g에서 220g에서 22g 늘었다. 이는 묵직하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폰11 프로 맥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화면과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스마트폰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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