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7000억 원대 사기·유사수신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2000억 원대 불법 투자 행각을 벌여 기소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철 씨는 앞서 이뤄진 7000억 원대 사기 등과 관련한 재판에선 징역 12년형을 지난해 8월 확정받았다. 이번 2000억 원대 재판 결과에 따라 이 씨의 추가 징역살이 여부가 결론난다. 만일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이 씨는 14년 6월의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은 6일 자본시장법 위반·유사수신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철 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범 혐의로 기소된 7명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철 씨는 미인가 금융투자업체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를 설립해 지난 2011년부터 7000억 원대 사기 등을 주도한 혐의로 2015년 11월 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이후 2016년 4월 1심 최대 구속 기간인 6개월을 앞두고 법원에서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 씨는 보석기간 중에도 2000억 원 규모의 불법 투자 행각을 주도한 혐의로 2016년 9월 추가 기소돼 이날 1심 재판부의 선고가 나온 것이다.
금융투자업을 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나 밸류인베스트는 미인가 업체였다. 밸류인베스트는 불법으로 모은 투자금에 대해 투자자나 투자를 받은 업체로부터 20%를 수수료로 미리 떼고, 돌려 막기를 통해 사업을 해나갔다.
재판부는 이날 이 씨가 미인가 금융투자업체 밸류인베스트를 통해 인공지능 관련 업체인 비피유홀딩스에 투자한다며 5461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투자금 619억 원을 불법으로 모은 기소 혐의를 범죄 사실로 인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밸류인베스트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제약업체 신라젠의 비상장 주식 1061억 원어치를 불법으로 일반인에게 판매한 혐의도 범죄 사실로 인정했다.
신라젠은 항암제 ‘펙사벡’ 임상 중단 전 일부 경영진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각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철 씨는 신라젠의 비상장 주식 지분 14%를 갖고 있던 최대주주였고, 밸류인베스트는 한때 신라젠에 450억 원 규모를 투자했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밸류인베스트가 85억 원어치 증권신고서 미제출 혐의도 범죄 사실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548억 원 유사수신행위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이철 씨가 비피유의 기술 수준을 과장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돈을 모아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신라젠 주식 매매와 관련해선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모금행위도 불특정다수로부터 모집하는 유사수신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모임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이날 재판 결과에 봐주기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재판부가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548억 원 규모 유사수신 혐의에 무혐의를 선고했다. 비피유홀딩스에 대해 밸류인베스트 투자자들로부터 불법 모금한 행위에 대해선 사기 혐의로 재판을 진행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비피유홀딩스 대표는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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