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월 21일 육∙해∙공군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주관으로 ‘2020년 국방부 업무보고’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특별한 무기가 시선을 집중시켰다. 바로 레이저 무기이다. 레이저(Laser)란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을 뜻한다. 특히 최근 몇 년 전부터 미∙중∙러를 중심으로 레이저 무기들이 본격적으로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60년 처음 등장한 레이저는 ‘죽음의 광선’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레이저가 개발되기 전부터 소설과 만화 그리고 영화 등에서 광선무기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레이저의 출력은 무기로 쓰기에는 부족했고 오히려 민간분야에서 활용도가 커졌다. 그러나 1983년 당시 레이건 미 행정부가 SDI(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즉 전략방위구상을 계획을 수립하면서 레이저의 무기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별들의 전쟁으로도 알려진 전략방위구상은 미국을 위협하는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레이저 및 초고속탄환을 탑재한 위성을 배치해 우주공간에서 요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돼 1985년에는 우주에 떠 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향해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는 실험도 진행되었으며 레이저 무기 개발에 대한 투자도 늘어났다. 당시 다양한 방식의 레이저 무기들이 시험적으로 개발되었지만 군사적으로 쓰기에는 한계가 많았고, 냉전 종식 후 전략방위구상이 사실상 끝나면서 레이저 무기의 등장은 요원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고출력 레이저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2000년대 이후 레이저 무기의 개발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레이저 무기가 다른 무기들에 비해 가지는 강점은 무엇일까. 일단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발사되기 때문에 사실상 회피가 불가능하고, 탄환이나 포탄처럼 포물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직진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매우 뛰어나다. 가성비도 매우 뛰어나다. 출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레이저는 한 발에 1000~2000원 정도의 비용밖에 들지 않는다.
물론 단점도 있다. 우선 빛을 이용하는 무기이기 때문에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내리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요격이나 파괴가 가능할 정도의 레이저 무기는 킬로와트(Kilowatt)급 이상의 출력을 내야 되기 때문에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레이저 총과 달리 상당한 크기와 부피를 보인다. 참고로 발표 용도로 사용되는 레이저 포인터의 경우 출력이 1에서 5밀리와트(Milliwatt) 수준이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레이저 무기들이 현재 속속 전력화되고 있다. 심지어 실제로 전쟁에 사용된 레이저 무기도 있다. 쥬스(ZEUS)라고 알려진 미군의 레이저 무기는 지난 2003년부터 아프간과 이라크에 배치되었다. 10킬로와트의 출력으로 험비 차량에 장착되어 주로 급조폭발물 제거에 사용됐다. 미군에 따르면 각종 실험과 야전운용에서 98%의 성공률을 자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레이저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방위사업청은 레이저 대공무기를 개발해 2023년까지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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