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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한복 입고 한옥에서 경자년 설맞이, 남산골한옥마을

24일~26일 설맞이 축제 열려…국립민속박물관·한국민속촌도 다양한 행사

2020.01.21(Tue) 12:06:52

[비즈한국] 한옥마을 하면 보통 전주를 떠올리지만 그보다 더 오랜 한옥마을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 서울의 상징인 남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남산골한옥마을. 전주와 서울 북촌을 비롯한 다른 한옥마을들이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것에 비해 남산골한옥마을의 집들은 조선 시대 지어진 전통 가옥들이다. 

 

서울 곳곳에 있던 민속자료 한옥 다섯 채를 이곳으로 옮겨 마을을 만든 것이 벌써 20여 년 전. 고래등 같은 세도가의 집부터 부유한 중인의 집까지 한껏 멋을 낸 한옥들이 모였다. 명절이면 다채로운 민속 행사도 진행되니, 이번 설 연휴 중 하루쯤은 아이와 한복 입고 남산골한옥마을을 찾는 건 어떨까. 

 

한옥마을 하면 보통 전주를 떠올리지만 그보다 더 오랜 한옥마을이 서울 한복판 남산 자락에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지난해 설맞이 행사 모습.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제공

 

#고관대작, 무관, 도편수 등 다양한 한옥의 아름다움

 

남산골한옥마을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집은 조선 말기 명성황후의 친척이자 고위 관리였던 민영휘의 가옥이다. 원래 종로구 관훈동에 있었으니, 전형적인 북촌 양반집이라고 할 수 있다. 날렵하게 솟아오른 대문을 들어서면 손님을 맞던 사랑채가 눈에 들어온다. 대나무와 난초가 그려진 수묵화 병풍 앞에 푹신한 방석과 등받이가 있고, 그 앞에는 손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사랑채 뒤 문을 넘어서면 나오는 안채의 인테리어는 사랑채와 비슷한데, 병풍과 방석 등이 훨씬 더 화려하다. 

 

민영휘 가옥 바로 앞은 조선 말 도편수 이승업의 집이다. 목수들을 지휘해 궁궐 같은 큰 건물을 짓던 도편수는 중인 계급이었다. 조선시대 중인들이 모여 살던 청계천 인근 중촌에 있던 집을 옮겨왔단다. 도편수의 집이라 그런지 조금 더 짜임새 있는 구조다. 여기서는 건물의 중요도에 따라 지붕의 높낮이와 모양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내린 남산골한옥마을의 저녁 풍경. 고래등 같은 세도가의 집부터 부유한 중인의 집까지 한껏 멋을 낸 한옥들이 모여 있다.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제공

 

조선의 무관이던 오위장 김춘영의 가옥은 대지의 모양에 맞추어 ㄱ 자와 ㅡ 자 모양의 건물들을 교묘하게 조합한 모양이 공간 활용의 지혜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의 부인인 순정효황후 윤 씨의 친가와 순종의 장인 해풍부원군 윤택영의 사저 재실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른 곳에 있던 집들을 옮겨 왔지만 한옥만 덩그러니 두진 않고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계곡과 연못을 전통 정원으로 복원했다. 남산골 한옥마을이 들어선 필동 지역은 조선 시대에 계곡으로 유명한 피서지 겸 여름철 놀이터였다. 청학이 노닐었다 하여 청학동이라 불렀단다. 

 

조선 말 도편수 이승업의 집. 목수들을 지휘해 궁궐 같은 큰 건물을 짓던 도편수의 집이라 그런지 조금 더 짜임새 있는 구조다. 사진=구완회 제공

 

#2020 푸짐한 설 행사 즐기기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경자년 설 축제가 열린다. ‘모두의 설’이라는 제목으로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는 ‘십이지’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과 토크,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휴 첫째 날인 24일에는 열두 띠 탈 만들기와 운맞이 굿인 ‘십이지신 탈놀이’, 설 당일에는 길놀이와 차례상 해설, ‘설풍류마당’ 공연이 진행되며, 축제 마지막 날에는 남산골 설맞이 특별공연 ‘모두의 설’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 중 운맞이 굿은 십이지신을 모시는 영접굿과 길놀이, 고사와 진풀이 등으로 진행되어 예로부터 우리 삶에 친근한 십이지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십이지에 얽힌 설화와 조상들의 풍습을 알아보는 토크쇼 ‘십이지 이야기’ 등도 진행된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경자년 설 축제가 열린다. 설 당일에는 차례상 해설도 해준다.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제공


경자년 설 축제에는 ‘설풍류마당’ 공연이 진행되며, 마지막 날에는 남산골 설맞이 특별공연 ‘모두의 설’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제공


또 다른 설 행사를 즐기고 싶다면 가까운 국립민속박물관도 좋다. 이곳에선 1월 24일과 26일 ‘2020 경자년 설맞이 한마당’이 펼쳐진다(설 당일인 25일은 휴관). 쥐띠 해의 기운이 담긴 복주머니를 선착순으로 받고 나쁜 기운을 막는 호랑이와 닭 그림을 직접 찍어 갈 수 있다. 더불어 전통 연 날리기, 오방색 방울 장신구와 전통문양 배지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다양한 행사를 즐기려면 경기도 용인의 한국민속촌이 좋다. ‘새해야 이리 오너라’는 제목으로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설 축제에서는 설빔 입고 세배하기, 다식 모양 비누 만들기, 행복과 건강을 비는 정초 고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행정보>


남산골한옥마을 

△위치: 서울시 중구 퇴계로34길 28

△문의: 02-2264-4412

△관람 시간: 11~3월 09:00~20:00, 4~10월 09:00~21:00

 

국립민속박물관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7

△문의: 02)3704-3114

△관람 시간: 09:00~17:00(1월1일·설·추석 당일 휴관)

 

한국민속촌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90

△문의 031-288-0000

△관람 시간: 11월 18일~1월 31일 09:30~17:30(평일), 09:30~18:00(주말), 2월~4월 09:30~18:00(평일), 09:30~18:30(주말), 5월~7월 09:30~18:30(평일), 09:30~19:00(주말), 8월 1일~11월 17일 09:30~22:00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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