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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vs 현대' 새해 첫 수주전, '리틀 한남3구역' 된 한남하이츠

한남3구역보다 규모 작지만 상징성 커, GS건설 단독입찰로 유찰 후 뒤늦게 현대건설 참여

2020.01.17(Fri) 19:43:07

[비즈한국] GS(지에스)건설과 현대건설이 18일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불공정 과열 양상으로 합동점검을 받은 서울 용산구 한남3재개발구역(한남3구역)의 입찰 참여사 3곳 중 2곳이 다른 사업장에서 맞붙는 첫 번째 사례다. 양측은 이를 의식한 듯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제안을 없애면서도 강북권 재건축 요지를 차지하기 위한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한남하이츠아파트 단지 내의 분양홍보관. 사진=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조합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18일 임시총회를 열고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를 선정한다. 총회에 앞서 조합은 17일 조합사무실에서 사전투표를 받는다.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조합 정관에 따라 조합원 과반수가 직접 출석한 총회에서 과반수 동의를 받은 자는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로 선정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재건축‧재개발조합은 건설업자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공동사업시행사로 선정된 건설사는 일반 도급제와 달리 시공권을 가져감과 동시에 사업의 이익과 미분양 등의 리스크를 조합과 나눠 갖게 된다. ‘정비사업 공공지원제’를 시행하는 서울시의 경우 시공사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정하고 있는데, 공동사업시행의 경우 시공사 선정시기를 ‘건축심의 이후’로 앞당길 수 있다.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건축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한남3구역 리스크 안고 어렵게 성사된 양파전, 후광효과 볼까 

 

2019년 시공능력평가액 4위 GS건설과 ​2위 현대건설의 ‘빅매치’는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0월 31일 마감된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첫 번째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입찰에는 GS건설이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두 달 뒤인 12월 26일 마감된 두 번째 입찰에 현대건설이 뒤늦게 응찰하면서 2파전 구도가 만들어졌다.

 

두 회사는 직선거리로 약 2km 떨어진 용산구 한남3 재개발구역에서 ‘불공정 수주경쟁’으로 곤욕을 치렀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한남3구역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합동점검에서 ‘재산상 이익 제공’​, ‘시공과 무관한 제안사항’​ 등 위법사항 20여 건이 적발돼 시정 및 수사의뢰 조치된 상태다. 한남하이츠의 첫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은 한남3구역에 대한 정부 합동점검이 예고된 시점과 맞닿아 있다.  

 

당시 현대건설은 뒤늦게 응찰한 데 대해 “최근 정부 관계기관과 행정기관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업지에 대한 이례적 특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강도 높은 제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합원들의 재산에 큰 손해를 발생할 수 있어 공들여 준비한 입찰제안서를 특별점검 이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남하이츠 조합원들에게 전했다.

 

두 건설사가 한남3구역 리스크를 안고 한남하이츠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수주에 나선 건 강북권 수주의 전초전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남하이츠는 건립 세대수와 예상 공사비가 각각 790세대, 3419억 원으로 한남3구역(5816세대, 1조 8880억 원) 등 대규모 강북 사업장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한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실제 행정구역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이다. 하지만 강북권 최고의 한강 조망권을 가졌을 뿐만아니라 인근에 강변북로, 지하철 3호선 옥수역,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한남 더 힐’ 등이 자리해 입지가 좋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 한남뉴타운 등 강북권 수주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남3구역이 수주전 과열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한남뉴타운 첫 번째 시공사 선정에 대한 관심이 소규모 정비사업장인 한남하이츠아파트로 쏠린 듯하다. 고급 단지로 조성 가능해 건설사가 사업을 성공시키면 향후 수주전 홍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GS건설과 현대건설 공사비·대여금·무상제공품목·​설계서 차이 보여 ​

 

각 사가 제시한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한남자이 더 리버’를 내세운 GS건설은 공사비와 대여금에서,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를 제안한 현대건설은 무상제공품목 규모에서 앞선다. 

 

11월 열린 GS건설(위)과 현대건설(아래)의 합동설명회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총 공사비는 GS건설이 3287억 원을 써내 조합 예상 공사비 수준인 현대건설(3419억 원)보다 132억원 낮았다. 대여금 규모도 GS건설이 1500억 원으로 현대건설이 925억 원보다 575억 원 많다. 공사비는 조합이 정한 물량내역을 기준으로 건설사가 제시하는 금액이다. 무상제공품목 규모는 현대건설이 554억 원으로 GS건설 483억 원보다 71억 원 많다.

 

사업제안서에 명시적으로 기재되지 않은 ‘사업촉진비’의 경우 현대건설이 2000억 원을, GS건설은 400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 관계자는 “시에서 사업촉진비가 금전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지만, 제안서에는 들어있지 않은 내용으로 건설사 홍보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에서는 양사 모두 건축심의를 받은 조합안에서 10% 이내의 ‘경미한 변경’을 약속했다. 설계상 경미한 변경의 경우 서울시 인허가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변경의 핵심은 한강조망권 가구를 늘리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건물 방향을 그대로 둔 채 거실창의 방향을 틀거나, 최상층 테라스 평면을 개발해 한강조망이 가능한 세대를 265개로 늘렸다. 마감재는 독일 주방가구 ‘불탑’, 5성급 호텔에서 사용하는 이탈리아 명품 수전 ‘제씨’와 ‘토토’를 마감재로 적용했다. 

 

GS건설은 포켓테라스 전면설치 59가구, 테라스형 오픈발코니 235가구, 루프탑 테라스 11가구를 포함해 한강 조망권 세대를 305가구까지 늘렸다. 마감재는 모두 수입산 고급자재로 제시했고 ‘에거스만’ ​같은 고급 주방가구가 제공된다. 

 

박호성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조합장은 “조합원 뜻에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를 선정하고 정부방침을 준수해  준공 후 분양(후분양)을 전제로 빠른 사업을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아 진행할 예정이다. 시공사 지위를 인정하는 계약을 1월 중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사업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아파트 8개동(535세대)을 재건축해 지하 6층~지상 최고 20층 10개동(790가구)을 공급하는 정비사업이다. 지하철 3호선 옥수역과 한남더힐 아파트 사이 4만 8837㎡(1만 4773평)이 대상이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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