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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역대 최초 '4년 연속 추가경정예산' 오명 쓸까

예산 상반기 조기집행률 갈수록 심화…올해 총선으로 가속화될 것

2020.01.17(Fri) 12:38:11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가 올해 경제 회복을 위해 예산을 최대한 빠르게 투입하는 ‘조기 집행’ 의사를 밝히면서 역대 최초로 임기 4년 연속 추가경정예산을 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예산을 조기에 소진하게 되면 연말에 쓸 예산이 부족해지면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재정절벽’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추경을 통해 추가적인 예산을 마련해 놓는 것이 불가피하다. 510조 원이 넘는 매머드급 예산에 추경까지 더해질 경우 정부 곳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과기부·방통위 부처 업무보고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예산 집행과 관련해 ‘재정정책을 통한 적극적 거시정책 추진’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확장 재정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역대 최고 수준의 조기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9.1% 늘어난 512조 3000억 원의 예산 중 62.0%를 상반기 중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반기 조기 집행 계획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부양과 함께 4월 15일에 치러지는 총선도 겨냥한 셈이다. 정부는 선거에서 영향이 큰 일자리 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관련한 예산 조기 집행 목표를 높였다. 지난해 상반기 65.0%였던 일자리 사업 예산 조기 집행 목표는 올해 66.0%로 높아졌고, SOC 사업 예산 조기 집행 목표는 59.8%에서 60.5%로 늘었다. 심지어 “사전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1분기부터 예산이 집행 가능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매년 상반기 예산 집행률을 보면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규모보다 더 많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상반기 예산 집행 계획과 실제 집행률을 비교하면 항상 집행률이 높았다. 2013년 정부는 상반기 집행 계획을 60.0%로 했으나 집행률은 60.3%였다. 2014년에는 상반기 집행 계획은 57.1%였으나 집행률은 58.1%였다. 2015년과 2016년에도 집행 계획은 각각 58.0%와 59.5%였지만 실제 집행률은 각각 60.0%와 60.8%였다.

 

이러한 경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더 강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상반기 집행 계획은 58.0%였는데 집행률은 59.0%였다.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으로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선 2018년에는 상반기 집행 계획이 58.0%였는데 집행률은 무려 4.1%포인트 높은 62.1%나 됐다.

 

지난해 상반기 집행 계획은 61.0%였으나 집행률은 4.3%포인트 높은 65.4%였다.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을 독려해온 결과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쓸 수 있는 예산은 35.6%만 남았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집행 계획을 62.0%로 잡았지만 연초부터 재정 조기 집행을 추진 중이어서 실제 집행률은 큰 폭으로 뛸 전망이다.

 

이처럼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연말로 갈수록 정부가 사용할 재정 여력이 떨어져 경기가 급락하게 된다. 이러한 재정절벽을 막기 위해 정부는 추경을 편성해 예산 공백을 막아왔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을 제외하고 2013년(17조 4000억 원)과 2015년(11조 6000억 원), 2016년(11조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한 해도 빠짐없이 추경을 편성 중이다. 2017년 일자리 창출 개선을 이유로 11조 원의 추경을 편성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청년 일자리·지역 대책 용으로 3조 8000억 원의 추경을 마련했다. 2019년에도 선제적 경기 대응과 미세먼지 대책을 이유로 6조 7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올해 상반기에 예산을 정부 계획대로만 집행해도 하반기에 쓸 예산은 38%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가 다른 정부에 비해 상반기에 계획보다 재정 지출을 더 많이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자칫 올해 하반기 사용 가능한 예산은 30% 초반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조기 집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가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한다고 해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 때문에 자칫 벌어질지 모르는 재정절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올해도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연초부터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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