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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판매사 '투트랙 대응' 속내

16개 은행증권사 "운용 정보 차단돼 몰랐다" 주장…불완전판매 의혹에는 말 아껴

2020.01.15(Wed) 17:02:32

[비즈한국] 부실 펀드 판매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펀드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자신들도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한편, 펀드 불완전판매 주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사례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경영진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이라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해당 펀드에 투자한 금융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금융감독 당국 조사 시기에 눈길이 쏠린다. 서울시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박은숙 기자

 

이번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이 펀드는 사모채권과 메자닌(Mezzanine·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등에 투자한 펀드였다.

 

펀드 환매를 중단하는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이 부진한 펀드 수익률을 은폐했다는 의혹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투자 회사인 미국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채무불이행(2018년 말) 상황에서도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펀드를 계속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기판매 의혹으로 사태가 확대됐다.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라임자산운용과 해당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 그리고 투자자들 사이에 책임소재가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환매 중단에 놓인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우리은행으로 3260억 원을 판매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1310억 원, KEB하나은행 960억 원 등이다.  

 

투자자들은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이들 펀드를 취급한 증권사와 은행권이 짜고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주장한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이에 라임자산운용과 판매사를 대상으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 조정 민원도 100건을 돌파하면서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들은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해당 펀드를 판매했다는 의혹에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16개 은행·​증권사는 공동대응단을 구성해 자신들도 라임자산운용에 속은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판매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운용사는 판매사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운용에 관한 정보가 차단되기 때문에 판매사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할 당시 관련 정보를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으로 판매사와 투자자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에는 관련 민원이 15일 기준 100건을 돌파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반면 투자자에게 펀드를 판매할 때 상품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한 판매사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직원 개인의 일탈일 뿐 전반적으로 만연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현재 관련 내용이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내용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가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 때문에 ‘침묵’ 전략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 12월 26일 금감원은 DLF 사태에서 불완전판매 등이 인정되면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문책경고’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오는 16일 열리는 제재심에서 금감원의 제재안이 확정될 경우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지만 이후 3년간 취업에 제한을 받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상품 부실 설명 등 불완전판매의 경우 판매 건별로 나눠 생각하기 때문에 (DLF 사태처럼) 경영진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이례적이었다”면서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시기에 비슷한 내용으로 논란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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