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3일, 비즈한국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공개된 서울시 아파트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9년 한 해동안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6만 2787건, 가구당 평균 아파트 거래 가격은 8억 1746만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1000건 중 2건 이상은 거래 가격이 45억 원 이상(179건, 0.29%)이거나 1억 원 미만(170건, 0.27%)인 것으로 나타났다(관련기사 '고점 대비 거래량 반토막' 2019년 서울 아파트 거래 전수조사). 이번에는 서울 한복판에서 1억 원 미만에 거래된 아파트 한 곳에 직접 찾아가 그 원인을 분석해봤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상가아파트는 1978년 12월 완공됐으며,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전체 51세대(연면적은 3101.5㎡, 938.2평)로 구성됐다. 지어진 지 40년 넘어 노후화된 아파트에 속하나,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복수의 공인중개사는 “15년 이상 더 살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지어졌다”고 강조했다.
상가아파트가 안산과 궁둥산 중간에 지어져 ‘숲세권’, 인근에 홍제천이 흘러 ‘강세권’에 속하는 친환경적 입지 조건도 지녔다. 더구나 연희교삼거리에서 홍남교사거리로 이어지는 길목의 언덕 위에 지어져 아파트 내외부에서 서울 마포구 풍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도 있다. 세대별 면적은 9.04~91.9㎡(2.73~27.8평)로 각기 다르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연희동 상가아파트는 2018년 3월 2층 한 채(9.04㎡, 2.73평)가 4000만 원, 2019년 5월 1층 한 채(36.76㎡, 11.12평)가 7000만 원에 거래됐다. 북향이라 햇볕이 잘 안 들긴 하나, 서울 한 복판에서 3.3㎡(1평)당 600만~1400만 원대에 거래됐다는 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앞서의 두 공인중개사는 “튼튼하게 지어진데다 관리가 잘 되는 편이다. 리모델링을 해서 아파트 내부가 깔끔한 곳도 많다”면서도 “1억 원 미만에 거래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세대별로 ‘대지권비율’이 상이하긴 하나, 너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희동 상가아파트 51세대의 대지권비율을 조사해보니, 대지권비율이 ‘0’인 아파트가 6세대, ‘10㎡(3.03평) 미만’인 아파트가 7세대, ‘14㎡(4.24평) 미만’인 아파트가 38세대였다. 세대 면적이 91.9㎡(27.8평)로 면적이 가장 큰 아파트마저도 대지권비율이 13.98㎡(4.23평)에 불과했다.
두 공인중개사는 “대지권비율이 너무 적어 재건축사업이나 리모델링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아파트가 노후화될수록 부동산 가치가 낮아지다보니 매매가마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마포구청에서 상가아파트를 철거한 후 공원를 만들려고 논의한 적 있다. 하지만 대지권이 없으면 보상을 받지 못해 일부 세대주가 반대하고 나섰고, 마포구청은 그 외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고 설명했다.
비즈한국은 상가아파트 세대주와 인터뷰도 시도하려 노력했으나, 기자가 현장을 찾은 10일 오전에는 아파트 복도 및 외부에서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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