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안철수 전 의원이 4년 전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 시절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던 인사가 수백억 원대 사기 혐의로 항소심에서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P2P(Peer to Peer) 대출 업체 전 대표인 A 씨는 앞선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들의 손해액을 가상화폐로 지급하겠다며 합의에 나서 항소심에서 형이 감면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과 합의 중인 것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은 무겁다고 판단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서울 출생으로 대기업을 거쳐 2015년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2016년 1월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에 의해 자문위원으로 영입됐다. 국민의당은 당시 A 씨가 당에서 관련 분야의 동향 파악 및 정책 개발에 자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입 초기부터 A 씨를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국민의당이 A 씨를 업계 한 단체에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 당시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가 “A 씨가 업계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단체의 다른 이사 6명이 업계에 잘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의아하다”면서 A 씨의 경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 큰 문제는 A 씨의 사기 행각이 당 합류 후부터 이뤄졌다는 점이다. A 씨는 2016년 3월 형제 B 씨와 차주 C 씨를 끌어들여 사기를 계획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P2P 대출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틈을 타 미담보 대출을 마치 담보가 충분한 것처럼 상품설명서를 작성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총 투자금은 400억 원 수준으로 이들 3인은 그중 약 250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대표로 있던 2016년과 2017년, 회사는 정부와 언론사에서 주는 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이처럼 A 씨가 대외적으로 광폭 움직임을 이어간 탓에 피해자들은 이를 신뢰해 투자했다고 하소연한다. 10일 항소심 법원을 찾은 한 피해자는 “여러 수상 이력에 A 씨를 향한 신뢰도가 높았다. 한때 C 씨가 A 씨의 국민의당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해 우리는 더욱 A 씨를 믿고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A 씨의 이러한 행보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잘 모르는 인물”이라고 단언했고, 다른 관계자 역시 “공천을 받았던 것도 아니었고,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중앙당에서 활동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은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2일 SNS를 통해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부친 생일인 19일이나 설 연휴 전인 1월 말쯤 입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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