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모든 지역을 좋다고만 하는 전문가, 좋은 입지·단지를 노골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전문가, 무조건적인 상승론자 등 최근 많은 전문가를 만났다. 그 중에는 경제, 사회 분야의 유명한 사람도 많았다.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전문가들이다. 내 칼럼과 책을 잘 보고 있다며 여러 질문을 했다. 순수한 질문도 있었지만 뼈가 담긴 질문도 있었다. 오늘 칼럼은 이 언중유골에 대한 해명 아닌 해명을 하려고 한다.
첫 번째, ‘왜 모든 지역을 좋다고만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내가 정말 대한민국 모든 지역을 좋다고만 했는가’라고 오히려 반문하고 싶었다.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역으로 질문해보자.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지역을 설명했나? 우리나라 행정구역은 광역시도 단위로 17개, 기초 시군구 단위로 225개, 읍면동 단위까지 내려가면 3296개다.
이 중 이 칼럼에서 몇 개 지역이나 분석을 했을까? 시도 단위만 해도 17개 지역을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시군구 단위로 하면 225개 시군구 중에서 많아봤자 30~40개 정도다. 읍면동 단위로 확대해도 3296개 중 기껏해야 100개 전후일 것이다.
입지 분석에서 모든 지역을 다 언급하고 다 좋다고 했다면 쿨하게 인정하겠지만, 소수 양호한 입지를 분석해서 소개한 게 왜 ‘대한민국 모든 지역을 다 좋게 이야기한다’는 평가로 돌아오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은 지역 단위로만 봐도 천차만별의 흐름을 보인다. 이 칼럼에서 지역을 다룰 때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하는 지역은 언급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살고 있거나 혹은 관심 있는 지역에 부정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에서 내가 하는 일이 부정적인 리스크를 체크해서 고객사에 제공하는 일이다.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왜 입지와 단지를 구체적으로 추천하지 않나’라는 질문이다. 사실 꽤 많이 추천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반포주공 1단지, 잠실주공 5단지,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등이 주로 추천했던 곳이다. 비싼 것만 추천하냐고 질문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저렴한 곳을 추천해야 하는 걸까?
실투자 금액 1000만 원 이하 물건도 많다. 강원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에 가면 실투자 금액 500만 원에 매수할 수 있는 물건이 쌓여 있다. 가격만 본다면 그곳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첫 번째 질문에서 말한 것처럼 그런 곳은 평소 이야기하는 지역이 아니다.
내가 매일 칼럼을 쓰는 네이버 블로그의 이웃은 13만 명이다. 하루 최소 3만 명이 내 칼럼을 본다. 구독자들이 활동하는 SNS나 커뮤니티에 내 칼럼을 공유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글을 볼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내 글에 집중하는데 위험할지도 모르는 특정 지역, 특정 단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다. 물건을 추천하고 수수료를 받는 컨설팅 업자가 아닌 그저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게 좋아서 매일 칼럼을 쓰는 사람일 뿐이다. 컨설팅을 했다면 10년 이상 꾸준히 신뢰받는 칼럼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세 번째 오해는 ‘왜 무조건 오른다고만 하나’라는 질문이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긍정적인 글을 쓴 게 부동산 시장이 무조건 오른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비친 걸까?
지금까지 썼던 책, 칼럼, 진행했던 강의를 보면 단 한 번도 ‘부동산 시장이 무조건 오른다’고 한 적 없다. 오히려 반대였다. 오르지 않는 지역이 많으니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적은 많다. 프리미엄이 발생할 입지와 상품,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만한 입지와 상품을 분리해내야 한다는 걸 계속 주장해왔다.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의 핵심은 ‘모든 부동산이 상승하지 않고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 오는 경우에도 극복할 수 있는 시장 전략을 만들자’는 것이다. 오르지 않는 상품이 계속 등장하니 함께 대비하고자 이렇게 매주 칼럼을 쓰고 있다.
오해가 남았다면 언제든 질문해도 좋다. 오해를 줄이고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에 도움 되는 ‘부동산 인사이트’를 칼럼에서 전달할 것이다. 칼럼을 읽는 사람들만큼은 본인만의 인사이트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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