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투자가 뜨겁다. 1%의 수익률이라도 더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 구름떼처럼 몰리고 있다. 실제 리츠는 연 5%대 배당 수익에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수익률이 높으면서 리스크가 낮은 상품은 없다. 어느 투자 상품이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투자 전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
리츠에 투자하면 투자자로선 일종의 건물주가 되는 셈이다. 상가·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을 주식시장에 유동화하는 상품이어서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로서는 지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임대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면 굳이 부동산을 공모시장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 이에 대기업들이 상업용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이유에 의문도 든다.
롯데의 경우 롯데호텔 상장과 신사업 투자 등 현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백화점이나 호텔 등 자산을 함부로 팔 수는 없는 입장이다. 이에 롯데백화점 자산을 리츠로 유동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롯데리츠를 구성하는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뚜렷한 수익을 올려주는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롯데백화점 4곳(강남·구리·광주·창원)과 롯데마트 4곳(의왕·서청주·대구율하·장유), 롯데아울렛 2곳(청주·대구율하)로 총 10곳을 기초 자산으로 조성했다. 이들 부동산의 연면적은 총 63만 8779㎡며 총 감정평가액은 약 1조 4900억 원에 달한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과 9~11년 장기임대 계약을 맺었으며, 내년 예상 수익률이 6.3~6.6%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롯데백화점 4곳의 매출은 2018년 하락했거나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다. 창원점 매출은 전년 대비 3.9%, 광주점은 1.7% 각각 하락하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강남점은 매출 성장률은 1%대 미만에 머물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도 감소했거나 0%대에 그치는 실정이다.
롯데리츠는 매년 임대료가 1.5%씩 오르도록 설계했는데, 매출이 부진하면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워진다. 수익이 꾸준히 나지 않으면 투자자산에서 배당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점도 불확실성도 있다. 백화점과 아울렛·대형마트 등은 온라인 쇼핑 사용자 증가 등으로 중장기 성장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이에 롯데리츠 주가는 26일 기준 6240원선으로 상장 첫날 주가에 못 미치는 등 투자 열기가 고꾸라졌다. 4조 7600억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려 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공모 시점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NH프라임리츠의 그나마 수익성이 높은 랜드마크인 서울스퀘어·강남N타워·잠실SDS타워·삼성물산 서초사옥 등을 기초자산으로 담았다. NH프라임리츠는 7년간 연 평균 5.5%의 배당수익률을 내걸었다. 이에 NH프라임리츠의 공모주 청약은 317.62 대 1이란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 6000원대 주가는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츠의 밸류에이션은 주로 주가 대비 배당가능이익(FFO 배율·P/FFO)으로 따진다. 주가(P)를 리츠의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FFO(운영자금)로 나눈 수치다. 미국 주요 리츠의 P/FFO는 12~18배 수준인 데 비해 국내 상장된 3개 리츠는 모두 20배 이상에 달한다.
투자 과열을 우려한 정부는 한국만의 리츠 수익성 지수와 신용평가 지수를 개발할 계획인데, 리츠 업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배당과 가치 상승이란 막연한 호재를 바라고 리츠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리츠 역시 일반 종목처럼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평가를 통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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