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약 10만 명의 조합원으로 이뤄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신임 위원장에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이 당선됐다.
금융노조는 지난 19일 치러진 금융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박 후보조가 4만 7511표(득표율 63.7%)를 얻어 당선됐다고 24일 밝혔다. 수석부위원장에는 김동수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이, 사무총장에는 박한진 기업은행지부 부위원장이 선임됐다.
박 신임 위원장은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에서도 소송과 온갖 진통 끝에 당선됐고 올해 초 19년 만의 국민은행 총파업을 이끄는 등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박 위원장은 2016년 12월 열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던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다 사측과 마찰을 빚었다.
그는 1차 선거에서 위원장으로 당선됐으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당선 무효 처리됐다. 선관위는 그의 후보자격 박탈까지 시도했지만 그는 법원으로부터 후보 자격을 인정받아 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다. 박 위원장은 결국 2017년 3월 8일 열린 노조위원장 재선거에서 최종 당선됐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박 위원장이 그토록 반대했던 성과연봉제 도입은 유야무야됐다.
이런 이력을 가진 박홍배 위원장이 금융노조위원장이 되자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는 당선 일성으로 “37개 지부 10만 금융노동자들이 단결하는 강한 금융노조를 만들겠다”며 “기업은행의 낙하산 행장 저지 투쟁 등 현안을 챙기며 금융노조 혁신을 위한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첫 과제로 기업은행을 거론하며 관료 출신 행장을 막겠다고 천명했다. 그 배경에는 청와대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신임 기업은행장에 내정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친다. 반장식 전 수석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기획예산처에 임관해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냈으며 금융업에 종사한 적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 출신이다.
기업은행장은 지난 2010년 취임한 조준희 행장, 2013년 권선주 행장, 2016년 김도진 현 행장까지 내부 출신 행장들이 이끌어왔다. 이런 가운데 김도진 행장의 임기 만료가 오는 27일로 다가오면서 청와대도 더 이상 인선 발표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내부 인사 중에서도 차기 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도 있다. 청와대가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를 두고 막판 고심이 깊어지면서 인사 발표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은행 노조는 신임 기업은행장에 정부 낙하산 인사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집회와 출근 저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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