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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페베네' 이름으로 주점 운영이 가능하다고?

1층은 카페베네 가맹점, 2층은 주점, 동일 점주가 운영…카페베네 "매장 홍보용에 한해 허용, 엄연히 다른 매장"

2019.12.24(Tue) 11:28:34

[비즈한국] 서울 청량리의 한 상가 1층에 커피전문점 ‘카페베네(Caffe Bene)’가 자리 잡고 있다. 눈에 띈 건 2층. 간판에 카페베네 상표명을 사용하지만 글자체만 변형한 ‘카페베네&세계의맥주’가 이목을 끈다. 카페랑 펍을 같이 운영하는 가게는 길거리에서 종종 봤지만, 프랜차이즈 카페 상표명을 걸고 운영하는 맥주집은 처음이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1층은 평소 알고 있던 카페베네 내부와 동일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카페베네&세계의맥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만국기가 걸렸다. 세계의맥주 내부 인테리어는 카페베네에서 차용한 듯했다. 나무의자와 테이블도 있었고 자리를 구분하는 투명 유리막에는 카페베네 로고 밑에 ‘세계의맥주’가 적혀 있었다. 

 

카페베네 청량리역점. 2층 주점은 ‘카페베네’ 브랜드명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정동민 인턴기자


카페베네 로고를 차용해서 사용하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커피를 전혀 팔지 않고 주류를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와인 진열대가 손님을 반겼고, 8대의 냉장고 안에 국내·수입 맥주와 함께 소주, 보드카 등 갖가지 술이 진열돼 있었다. 냉장고 옆에는 과자들도 있었다. 바구니에 술과 안주를 골라 카운터에서 수량을 확인한 후 매장 내에서 마시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단체 룸 2개를 별도 운영하며 안에서 생일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커피와 상관 없는 매장에 ‘카페베네’ 브랜드명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 일부 외식 브랜드에서 브랜드 관리를 깐깐하게 하느라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있다. 올해 한 치킨 브랜드는 본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가맹점주가 독자적으로 나무젓가락에 로고를 새겨 사용한 데 대해 상표권 침해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2층 주점 내부 모습. 사진=정동민 인턴기자


21일 저녁 8시경 카페베네&세계의맥주 해당 지점에 전화로 문의하자 맥주점 직원은 “사장이 아니라 대답하지 못한다. 전화번호를 남겨주면 연락을 취하겠다”고 대답했다.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22일 오후 4시경 청량리 카페베네 해당 지점에 찾아가 커피를 주문하며 2층에서 카페 음료를 마셔도 되는지 물었다. 커피점 직원은 “1층에 마음에 드는 자리가 없다면 2층으로 안내해주겠다”고 대답했다.

 

1층과 2층이 동일 업소인지를 묻자 커피점 직원은 “1층과 2층 같이 운영한다. 1층 자리가 가득 차거나 손님이 마음에 드는 자리가 없다고 하면 2층으로 안내해준다. 2층에서 맥주를 마시지 않고 카페 음료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가니 입구 근처 테이블에서 여러 명의 남녀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안쪽 테이블에서는 4명의 손님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2층 주점 내 유리 칸막이에는 ‘카페베네’ 오리지널 로고가 새겨져 있다. 사진=정동민 인턴기자


카페베네 본사는 이를 알고 있을까? 해당 지점은 카페베네 특별 매장으로 지정돼 본사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1, 2층 모두 동일 점주가 운영하고 있다. 1층 자리가 부족하면 2층으로 손님을 안내해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자리를 공유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해당 점주가 2층 맥주점의 카페베네 상표 사용 여부에 대해 카페베네 본사에 문의했다고 한다. 카페베네 측은 “1층 카페베네가 운영중이므로 카페베네 매장 운영에 대한 외부 노출은 허가한 바 있으나, 2층 맥주점은 별개이므로 내부에 있는 카페베네 로고 사용은 승인한 적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기사를 본 또 다른 누군가가 동일한 형태로 창업할 수 있을까? 카페베네 관계자는 “카페베네 브랜드 로고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청량리역점의 경우 카페베네 매장 운영에 한해 외부 간판에만 허용될 뿐, 카페베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용도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로고를 사용할 수 없다. 두 개의  매장은 엄연히 다른 매장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정동민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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