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 사전계약 구매자들을 속여 ‘사기 판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이른바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이번엔 ‘고무줄 할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다시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과 Q7 구매자들은 18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Q7 사전계약판매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사기판매였다고 규정했다.
이정주 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Q7 공식가격은 7848만 5000원이다. 그런데 확인 결과 이윤이 무려 35.9%였다. 정가에는 단 1대도 판적이 없으며 모두 할인을 통해 판매했다. 더욱이 이 차량은 독일 현지에선 끝물로 사실상 재고처리 물량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우디폭스바겐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해 놓고 크게 할인해주는 것처럼 해 이윤을 취하다가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라고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덧붙였다.
아우디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 모델 차량의 인증 문제로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Q7을 한국형 모델이라며 올해 7월부터 사전계약판매를 실시했다.
그런데 앞서 독일 본사에선 Q7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발표돼 이른바 끝물 차량이었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은 신차를 출시하는 것으로 오인할 정도의 홍보문구들을 사용했다.
지난 7월 아우디폭스바겐은 Q7 사전계약을 통해 최대 700만 원가량 할인 판매했다. 아우디 딜러사들은 역대 최대 할인율이라며 이를 홍보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뒤 딜러사는 할인율을 2배가량 높였다. 연맹 측의 산출대로라면 사전계약 기간 이후 아우디 금융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6550만 원에도 차량 구입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 차량 딜러들은 ‘3000대 한정 판매’라는 말과 함께 ‘사전계약 할인 폭이 전무후무한 수준’이라고 소비자들에게 문자 안내를 보냈다. 딜러들은 올해 8월 초 Q7의 사전계약이 80% 마무리됐다고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소비자연맹 측 자료에 따르면 8월 초까지 판매량은 1000대 수준으로 30%대였다.
이 회장은 “3000대 한정 판매라고 했지만 4500여 대가 판매됐다. 추가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했었다. 사전계약 할인 폭이 전무후무한 수준이라고 밝혀 놓고 실제 본 판매에서 추가적인 할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이 12월까지 적용하던 7% 할인율(약 420만 원)을 올해 1월부터 14.5%(약 850만 원)으로 갑자기 두 배나 높인 점도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연초에 폭풍 할인은 없을 것이고 현재 프로모션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과 달라서다.
항의하는 소비자들에게 영업사원들은 “본사 방침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는 게 연맹 측 주장이다.
Q7 구매자 A 씨는 “사전계약 물량이 3000여대밖에 되지 않아 계약을 서두르지 않으면 할인을 받지 못할 것처럼 하더니 출시 2달 만에 할인폭을 2배로 늘려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성토했다.
Q7 사전계약 당시 300만 원 바우처(할인권)를 지급하며 마치 한정할인인 것처럼 해놓고 출시 이후에도 바우처 지급을 계속하면서 사전계약자들을 농락했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다른 구매자 B 씨는 “9월 내 사전계약자에게만 바우처 지급 등 할인이 이뤄지고 향후엔 이 같은 프로모션이 없을 것이란 정보를 들었다. 그런데 10월을 기점으로 600만 원을 추가 할인했다. (우대해야 하는) 사전계약 구매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성토했다.
자동차소비자연맹과 구매자들은 아우디폭스바겐에게 “구매자 1인당 600만 원씩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이날 딜러사인 고진모터스와 폭스바겐 클라쎄오토의 전·현직 영업사원 2명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 고발했다.
이들은 아우디폭스바겐에서 전향적으로 Q7 사전계약자들에 대한 보상 결정이 날 때까지 매주 영업사원 1명씩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폭스바겐 측은 “당사의 역할은 딜러사에 차량을 판매하고, 필요한 마케팅 지원을 각 딜러사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궁극적으로 소비자 판매 시 차량의 할인 또는 프로모션은 각 딜러사의 재량으로 결정된다”고 해명했다.
또한 “아우디 Q7도 이와 동일하게 판매가 진행되었으며 당사에서 진행한 별도의 공식 프로모션은 없었다”며 “아울러 개별 딜러사의 재량으로 진행된 소비자 판매와 관련해 아우디코리아는 별도 대응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소비자연맹은 아우디폭스바겐의 행태에 대한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아우디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와 관련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1인당 최대 1200만 원, 캐나다 소비자들에게 1인당 최대 5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100만 원 바우처 지급에 그쳤다. 디젤 게이트 당시 전·현직 아우디폭스바겐 총괄 사장 2명은 기소 직후 독일로 도주해 끝내 형사재판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또한 자동차소비자연맹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관세청으로부터 부과 받은 과태료 10억 2000만 원을 자진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주 회장은 “아우디폭스바겐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10억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이 법원에 허위 자료를 제출하며 과태료 취소 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연맹이 입수한 아우디 내부자료에 따르면 장기재고차는 1705대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를 모르고 구입한 고객들은 꼭 차대번호를 확인하기 바란다”며 “연맹 홈페이지에 12월 24일 해당 장기 재고차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
[시승기] 기아 3세대 K5를 사고 싶은 이유 셋, 사기 싫은 이유 셋
·
[시승기] 더 뉴 그랜저를 사고 싶은 이유 셋, 사기 싫은 이유 셋
·
"시제품 완성했지만 시장성 없어" 다이슨, 전기차 사업 접는다
·
동풍소콘 펜곤 ix5 출시, 중국차의 2차 공습 시작됐다
·
[핫 CEO] 자율주행 통큰 베팅 정의선, '게임 체인저' 등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