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회사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법이 시행 중이다.
그런데 보험업계에선 대형 보험사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셀프 이사회’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의 주요 사안을 의결하고 회사 경영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해야 하는 이사회 의장까지 회사 대표가 맡으면서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은 한화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그리고 메리츠화재 등 대형 생보사와 손보사들에서 나타난다.
2016년 8월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13조 1항은 금융회사가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도록 규정하면서 원칙을 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조 2항에서 단서조항으로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고 이사회는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이 아니면서 선임 사외이사를 두지 아니할 경우 이법 43조는 해당 보험사에 1억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한다.
비즈한국 취재결과 앞서 밝힌 5개 보험사는 회사 대표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면서 선임 사외사를 두는 방식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과태료 부과를 피하고 있다. 이중 한화생명,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선임사외이사에 대한 공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먼저 한화생명은 기존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의 각자대표이사 체제에서 여승주 사장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그간 차남규 부회장이 겸임하던 이사회 의장까지 여승주 사장이 이어 받았다. 다만 선임사외이사에 대해선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특별히 명시된 내용을 찾기 어렵다.
한화생명은 “대표의 이사회 의장 겸임은 경영 능력과 이사회 의장 업무수행 연속성 유지에 있다. 선임사외이사는 김경한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신창재 회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선임사외이사는 이중효 사외이사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보험회사 경영에 탁월한 능력과 오너십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지 않았지만 선임사외이사는 조이수 사외이사다.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대표를 겸임하면서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선임사외이사는 오대식 사외이사다.
이들 5개 보험사들은 한결같이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이사회 운영을 하고 있고 규정을 지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
[CEO 라이벌 열전] '손보 빅4' 전문가 1위와 전략통 4위의 시장 공략법
·
[CEO 라이벌 열전] 생보 '빅3' 삼성 김창수 vs 한화 차남규 vs 교보 신창재
·
삼성·한화 자살보험금 ‘백기투항’, 금융당국 징계수위 변할까
·
자살보험금 교보 ‘막판 백기’, 삼성·한화 “입장 변동 없다”
·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고발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