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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문재인 정부, 노인 일자리에 주력하는 까닭

청년 고용 예산 투입해도 취업률 저조하자, 효과 빠른 노인 고용 예산 급격히 늘려

2019.11.29(Fri) 13:39:52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임기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40% 중후반대를 유지하면서 순항 중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20대 지지율이 저조한 흐름인 점은 악재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실시한 11월 4주 차(25~27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46.9%였다. 이 가운데 20대 지지율은 42.3%로 60대(35.0%) 다음으로 낮았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20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10월 28일 박종필 고용노동부 청년고용정책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20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취업난으로 보고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일자리에 올인 중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예산 투입이 취업자 증가 효과를 가져왔다며 자화자찬하지만 20대 지지율은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예산이 말로는 20대의 취업난 해소용이라지만, 실제로는 취업 통계 개선을 위해 고령층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일자리 사업 예산을 올해(21조 2374억 원)보다 21.3%(4조 5323억 원) 늘린 25조 7697억 원으로 책정했다. 정부는 일자리 예산 대폭 증액과 관련해 “대외경제 악화 등 고용상황 불확실성의 증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 노동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직업훈련, 고용서비스 중심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의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뜯어보면 청년 고용 촉진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직업 훈련 예산은 올해 1조 9610억 원에서 2020년 2조 2917억 원으로 16.9% 늘었지만 전체 일자리 예산 증가율(21.3%)에 못 미친다. 고용장려금도 5조 7883억 원에서 6조 6166억 원으로 1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창업지원 예산의 경우 올해 2조 5097억 원에서 2020년 2조 3631억 원으로 오히려 5.8% 감소했다. 

 

이에 반해 고령층을 위한 직접 일자리 예산 증가율은 청년 일자리 관련 예산 증가율의 2배가 넘었다. 직접 일자리 예산은 올해 2조 779억 원에서 2020년 2조 9241억 원으로 증가율이 무려 40.7%다. 정부는 직접 일자리 예산 투입을 통해 올해 61만 명이던 노인 일자리를 내년에 74만 명으로 13만 명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기 불황에 취약 계층인 노인을 위한 일자리 마련도 필요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직접 일자리 예산을 활용해 취업 통계를 손본다는 의혹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마련된 2017년 일자리 예산 중 직접 일자리 예산은 1조 6083억 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1조 9908억 원, 2019년에는 2조 779억 원으로 늘었다. 내년에 직접 일자리 예산이 2조 9241억 원임을 감안하면 직접 일자리 예산은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여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직접 일자리 예산 증액 덕에 가라앉은 전체 취업시장 분위기와 달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급증세다. 2018년 전체 취업자 수는 9만 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60세 이상의 경우 23만 4000명이 늘었다. 올해(10월까지 평균)는 이런 흐름이 더욱 강화됐다. 2019년 전체 취업자 수는 27만 6000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36만 3000명이나 증가했다.

 

반면 20대 취업자 수는 3만 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수가 20대의 10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60세 이상 일자리 마련에 투입되는 직접 일자리 예산이 없었다면 올해 취업 통계가 사상 최악이 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청와대의 “정부는 전반적으로 고용률이 개선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는 평가는 직접 일자리 예산이 가져온 통계 착시 현상에 기댄 셈이다. 정부가 2020년 일자리 예산 중 직접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에 대해 총선을 대비해 취업 통계 착시를 노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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