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는 오직 우량주만 선호한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기금인 만큼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투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지형이 달라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올해 국민연금은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고 어떤 주식을 팔았을까?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운용하는 투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120조 원이다. 투자 방식은 직접투자와 위탁투자로 나뉜다. 전체의 54%가량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운용한다.
국민연금이 올해 매입한 종목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종목은 (주)효성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3일에 효성 지분을 0%에서 10.03%로 확대했다. 지난 15일에는 지분 0.04%포인트를 매각해 9.99%로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효성그룹 지분을 꾸준히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다. 효성 외에도 효성화학(12.9%), 효성첨단소재(11.92%), 효성티앤씨(11.98%), 효성중공업(10.24%)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이 10%를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의 지분이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근 우량주 대접을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효성그룹 계열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2.6% 증가했다. 30대 그룹 가운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현대중공업그룹을 제외하고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다.
반면 한국콜마그룹 지분은 꾸준히 매각 중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8월 23일 한국콜마 지분 2.01%를 매각해 지분이 9.39% 감소했다. 한국콜마의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역시 같은 달 19일 1.09% 매각하면서 5.13%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한국콜마그룹이 8월 초 윤동한 회장의 막말 파문과 친일 기업 논란이 일자 지분 매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투자 평가 요소로 고려한다는 분석이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웅진코웨이 지분은 늘리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27일 웅진코웨이 지분 1.06%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9.17%로 끌어올렸다. 웅진코웨이는 현재 매각 작업이 한창. 웅진그룹이 지난 3월 인수한 웅진코웨이 지분을 6월에 다시 매각하기로 밝힌 바 있다. 현재 넷마블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매매 조건을 두고 조율하고 있다.
휠라코리아 지분도 계속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휠라코리아 지분 확보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6.5% 수준이었던 지분율은 수차례 매입하면서 12.58%까지 지분이 확대됐다. 1991년 휠라 브랜드 라이선스를 매입한 뒤 2007년 본사마저 사들인 휠라코리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이다. 미주 지역의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9% 증가한 1249억 원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 운용 방향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기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의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기금을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최근 책임투자 개념이 강화되면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도 투자 결정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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