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음악과 디저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조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입가심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가토 드 뮤지끄(gâteau de musique)’는 우리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뮤지션과 디저트를 매칭해 소개한다.
세상엔 멋지고 예쁜 것이 많다. 낯설고 이상한데 아름다운 건 찾기 어렵다. 굉장히 부지런하거나 운이 좋아야 하는데 마침 나는 운이 좋았다.
Sogumm – Kimchisoup
소금의 목소리는 너무도 짙어 촉감이 느껴질 정도지만 절대 손에 잡히지는 않는 안개와 같다. 포근하고 묵직한 솜이불이다. 예로부터 래퍼들은 멋진 음색과 재빠르게 친구가 되는 문화가 있다. 날이 선 단어들을 재빠르게 던지는 자들이 앞다투어 소금의 안개 속으로 스르륵 빠졌다.
dress, sogumm – I wonder(궁금해)(feat. Jay Park(박재범))
이상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발견했으니 메종엠오(Maison M.O)로 향한다.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는 수고를 감내하면 이상하고 아름다운 가토로 가득한 쇼케이스 앞에 설 수 있다. 알앤비를 블랙뮤직이라 하지 않던가. 까맣고 오묘하게 생긴 가토를 고른다. 콩코드 2.0(Concorde 2.0).
소금이 뱉어내는 호흡은 이따금 혀끝을 미처 떠나지 못한 단어와 뒤엉켜 함께 어금니에서 몇 번 씹히다 겨우 입 밖으로 나오곤 한다. 소금이 슬쩍 잡았다 비로소 놔준 숨과 단어들은 짙은 안개가 되어 세상을 아득하게 만든다. 오디션 프로그램 ‘사인히어(Sign here)’의 출연진들이 소금이 노래만 시작하면 턱에 힘을 잃고 넋을 놓았다. 그렇게 소금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Dress – baby(feat. Penomeco, sogumm)
콩코드 2.0 위에 놓은 수많은 똥글뱅이들은 초콜릿 머랭이자, 프랑스 파리에 있는 콩코드 광장의 돌바닥을 흉내 낸 모양이다. 콩코드의 두 번째 버전이기에 뒤에 2.0이 붙었다. 첫 번째 버전은 포트와인 콥케(Kopke)에 조린 건자두가, 2.0에는 반건시 곶감과 패션프루트가 안에 숨어 있다.
소금은 비슷한 시기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하나는 ‘dress’와 많은 아티스트들의 피처링과 함께한 ‘Not my fault’, 소금의 목소리만이 오롯이 담긴 ‘Sobrightttttttt’다(t가 8개). 전자가 순한 맛소금이라면 후자는 진한 맛, 아주 짠 소금이라 할 수 있겠다.
Sogumm – Smile
콩코드 2.0은 바삭한 초콜릿 머랭과 폭신한 초콜릿 비스퀴가 씹히며 시작된다. 초코초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넉넉하게 들어 있는 초콜릿 무스가 등장하고 이거 너무 초코만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찰나에 새콤한 패션프루트와 은근한 반건시가 마무리를 짓는다. 다양한 식감과 향의 초코들과, 초코만 가득하면 사뭇 지루할 테니 패션프루트와 반건시로 재미를 더한 메종엠오의 재치가 돋보인다.
겨울은 해가 짧아 잠을 많이 자기 좋은 계절이다. 한참 전에 해가 졌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소금의 목소리를 들으며 꿈인지 생시인지 가물가물한 상태에 푹 빠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총천연색 꿈을 꾼다면 더욱 좋겠지?
dress, sogumm – However(Feat. Kim Ximya(김심야), Hyun su(서현수))
필자 이덕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두 번의 창업, 자동차 영업을 거쳐 대본을 쓰며 공연을 만들다 지금은 케이크를 먹고 공연을 보고 춤을 추는 일관된 커리어를 유지하는 중. 뭐 하는 분이냐는 질문에 10년째 답을 못하고 있다.
이덕 작가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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