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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한·아세안 서밋 불참하고 장고…LG 부회장단 거취는?

세대교체냐 안정이냐 '부회장단 일괄사퇴' 파격 그림 나올 수도

2019.11.26(Tue) 09:51:12

[비즈한국]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산업통상자원부·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한·아세안 CEO서밋’ 행사가 열렸다. 한국에서 모처럼 열린 국제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한국 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독려했다.

 

실제 이날 행사에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 아세안의 6개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 기업의 자국 진출을 호소했다.  이에 청와대는 국내 4대 그룹 회장을 초청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최태원 SK 회장이 참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한·아세안 CEO서밋’에도 불참한 채 그룹 정기 인사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재계 회장 중 막내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유일하게 불참했다. 구 회장도 청와대의 초청장을 받았으나 송대현 LG전자 사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이번주 그룹 정기 인사와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 불참의 이유다. 재계에서는 그만큼 LG그룹 내부가 혼란스럽다는 반증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놓는다. 

 

LG그룹은 지난달 21일 시작한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28일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인사는 구 회장이 취임한 지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혁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LG그룹 내부 얘기를 종합하면, 올해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부회장단의 거취다. 8년 가까이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지켜온 한상범 부회장이 9월 퇴진하며 부회장들의 세대교체설이 돌고 있다. 구 회장이 권영수 부회장을 최측근으로 앉힌 뒤 LG그룹 거버넌스와 리더십의 전향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LG그룹 부회장은 권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신학철 LG화학 부회장·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5명이다. 이런 가운데 권 부회장은 LG전자·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3개 계열사 이사회 의장에 앉았다.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 의장이 된 뒤 한 부회장이 퇴진하자 그룹 안팎에서는 권 부회장이 자기 뜻이든, 구 회장의 뜻을 대리했든 본격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관측이 파다했다.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는 것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다. 

 

‘미스터 세탁기’로 불리며 고졸 신화를 이룬 조 부회장은 2017년부터 LG전자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가전과 TV 실적 상승으로 지난 3분기 가전사업 매출이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했다.

 

실적을 보면 조 부회장의 입지는 탄탄하다. 다만 최근 조 부회장이 세대교체 필요성을 이유로 사의를 표했지만 구 회장이 만류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올해 인사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조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LG그룹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부회장단의 거취. 구광모 회장의 최측근 권영수 부회장(사진)의 행보에 따라 다른 부회장들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의 자진사퇴가 일단락됐지만, 이미 용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며 “권 부회장이 LG전자 고문급으로 임명돼 앞으로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현재 조 부회장은 대기업 후계자를 위한 경영 지침서를 집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11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지켜온 차석용 부회장과 LG그룹의 개국공신 중 하나인 하현회 부회장 역시 권 부회장의 행보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이 구본준 전 LG 부회장 등 구씨 일가의 신임이 두텁지 않은 데 비해, 차석용·하현회 부회장은 고 구본무 LG 회장 때부터 신뢰를 얻어왔기 때문에 물밑 수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에 오너 일가 부회장들이 올초 일괄 사퇴한 만큼, 전문경영인 부회장들이 일괄적으로 물러나는 파격적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의 당초 올해 인사 목표는 부회장단이 전면 교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만 권력이양기이기 때문에 구 회장의 신임을 얻는 권 부회장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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