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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 '유데나필' 임상3상 두고 엇갈린 해석, 공은 FDA에게

전문가들 "제약회사 발표에 불과, FDA 공식발표 지켜봐야"…메지온 "임상 결과는 성공적"

2019.11.19(Tue) 14:37:47

[비즈한국] 과연 바이오기업 메지온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미국에서 희귀의약품 출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메지온의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3상 톱라인(주요 결과)을 두고 시장 반응이 엇갈린다.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과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톱라인은 사실상 임상 성패 여부를 결정짓는 ‘최종 성적표’에 해당한다.

 

메지온은 17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미국심장학회(AHA)’에서 폰탄 수술을 받은 청소년 4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폰탄 수술은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2개가 있어야 할 심실이 하나뿐인 단심실증을 가진 청소년을 위한 수술이다. 메지온은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로 삼았던 ‘최대 운동 상태에서의 최대 산소소비량 개선도’는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하는 데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메지온의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3상 톱라인(주요 결과)을 두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린다. 사진=메지온 홈페이지 캡처

 

#성공과 실패, FDA 해석에 달렸다

 

임상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약품 임상시험 과정 이전에 FDA와 제약사가 함께 논의해 마련하는 ‘1차 평가지표’를 메지온이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요도에 따라 평가지표 순번이 책정된다. 때문에 겉보기에는 메지온의 임상이 ‘절반의 성공’인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임상 결과 발표 이후 메지온은 18일 기준 전일 종가보다 23.37%(5만 2900원) 내린 17만 3500원에 거래될 정도로 휘청거렸다.

 

메지온은 임상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내년 상반기에 신약 허가 신청을 통해 신약을 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차 평가지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 임상을 주도한 데이비드 골드버그 필라델피아아동병원 소아심장병 전문의는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치료 시작 6개월 후 유데나필을 복용한 참가자들의 최고 운동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되지는 않았으나, 위약군 환자에 비해 산소 소비량으로 측정한 최대 운동량을 유지하는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임상의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기는 섣부르다며 신약 출시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FDA가 신약으로 허가할 수도 있고, FDA가 1차 지표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재 입증할 것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FDA에서는 내부 전문가의 회의 이후 최종적으로 외부위원이 약의 ‘유효성’에 관해 검토해 다수결로 결정한다. 의약품을 허가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한다”며 “지금은 제약회사의 발표 정도에 그친 상황이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심실증을 가진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가 없어 임상 결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FDA가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병원 사진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별다른 대안 없어 후한 점수 받을 가능성 vs 접수 처리에 의무 부여 경계해야

 

다만 단심실증을 가진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가 없어 임상 결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FDA가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이 질병을 가진 환자들은 다른 심부전약 치료제인 ‘안지오텐신변환효소(ACE) 억제제’ 등의 약물을 오프라벨(off label) 처방받고 있다. ‘​오프라벨’​은 적응증에 맞는 약이 없을 때 병원 등 의료기관이 의약품 인·허가기관이 허가한 의약품 용도 외 목적으로 약을 처방하는 행위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기형을 대상으로 하는 약은 뚜렷한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약이 나오기 힘들다”며 “만약 FDA가 심장 기형 환자들에게 이 약만큼 효과 있는 약이 없다고 판단하면 평가지표를 하나만 충족해도 허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에서는 메지온의 신약 허가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지온의 유데나필은 임상 3상 결과에서 1차 평가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FDA로부터 신약 허가 신청은 접수 처리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폰탄 수술 치료제 유데나필의 승인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설대우 교수는 “FDA로부터 접수 처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학교에 전화해 ‘수능 성적이 애매한데 대학교에 지원해도 되겠냐’고 질문한 수험생에게 ‘지원하라’고 말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팀장은 “지금은 제약회사가 학회에서 일종의 홍보를 한 셈이다. FDA가 중점적으로 검토하는 부분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즈한국은 이러한 찬반 양론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18일과 19일 ​메지온에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메지온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시장에 떠도는 일부 왜곡된 소식들로 인하여 주주들뿐 아니라 주식시장 내에서도 많은 염려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임상 결과는 성공이다”며 “지난 FDA와의 미팅 때 2차 평가지표가 더 중요한 지표임을 FDA도 인정했다. 메지온은 이른 시일 내에 환자들에게 유데나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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