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악플이 많던 연예인이었습니다. 포털 사이트는 악플 대비법을 발표했습니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법에 따라 내용도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죠. 뉴스플랫폼의 책임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겁니다.
해외에서도 뉴스 플랫폼의 책임감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해외에는 한국처럼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뉴스 플랫폼이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CNN, BBC 등 언론사가 자체 웹사이트를 활용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처럼 한 포털사이트에서 모든 댓글을 볼 수는 없기에 악플 문제는 한국보다는 약한 편입니다. 구글 뉴스가 있지만 한국에 비할 바는 못 되지요.
그렇다고 미국 플랫폼에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대신 SNS에서의 뉴스 유통은 더 활발합니다. 예컨데 외국에서 페이스북은 한국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보는 사람이 아직도 많지요.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콘텐츠 현황을 발표한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가 발표됐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올 3분기 페이스북에서는 1150만 개의 아동 포르노 관련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440만 개의 마약 콘텐츠, 230만 개의 총기 판매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혐오 발언(hate speech) 콘텐츠도 700만 개에 달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상황도 심각했습니다. 75만 4000개 아동 포르노 콘텐츠, 150만 개 마약 판매 콘텐츠, 5만 9000개 총기 판매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플랫폼은 워낙 많은 정보를 전달합니다. 단 1%만 막지 못해도 단숨에 수십만, 수백만 개의 불법 콘텐츠가 유통됩니다. 잡으려 해도 잡기 어렵다고 토로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적어도 악플 관련해서는 미국 플랫폼이 더욱 무력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발언의 자유(Freedom of Speech)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에서 개인이 직접적으로 하는 공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그렇다면 플랫폼은 어디까지 콘텐츠를 관리해야 할까요? 관리가 엄격해질수록 사용자의 자유도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용자의 선의에 기댈 수만도 없습니다. 아직까지 플랫폼들은 ‘자유가 중요하다’ ‘사악해지지 않겠다(Don’t be evil)’ 등의 말을 하지만 거대해진 크기에 비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은 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계에서는 ‘플랫폼의 분리’가 화제입니다. 특히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이 핵심 공약 중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의 분리를 내세우기 때문인데요. 페이스북은 워렌의 공약을 비웃듯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스북 페이’를 출시하는 등 더욱 크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좋게 본다면, 이런 투명한 보고서가 공개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나아지고 있다는 근거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플랫폼은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겁니다. 갈수록 거대해지는 플랫폼, 하지만 그렇다고 책임감도 비례해 커지고 있는 걸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임을 보여주는 페이스북 투명성 보고서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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