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1월 11일 시세 조사 내용이 반영된 KB부동산 시세 변동률을 보면, 11월 6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3개 구의 변화가 눈에 띈다. 조정대상지역이었다가 해제된 곳은 동래구, 수영구, 해운대구다. 이 3개 구 상승률이 부산에서 가장 높다.
1위 동래구가 0.27%, 2위 수영구가 0.19%, 3위 해운대구가 0.18% 상승했다. 4위인 연제구가 0.02% 상승했으니 3위와 4위 간 격차가 꽤 크다. 조정지역이었다가 해제된 3개 구의 상승률이 다른 구·군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심지어 북구, 부산진구, 남구는 여전히 조정 중이다.
물론 11월 6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고 바로 시세가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해제 전부터 3개 구의 매매 행위가 활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래는 부산 16개 구의 전세 시세 변동률이다. 동래구의 전세 상승만 있을 뿐 해운대구, 수영구를 포함한 부산의 전세 시세는 큰 변화가 없다. ‘해수동(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의 시세 상승은 실수요가 증가했다기보다 투자 수요층이 대규모로 유입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부산광역시에는 7개의 조정대상지역이 있었다. 세 번에 걸쳐 조정대상지역에서 모두 해제됐다. 시세 상승을 주도했던 수도권이 아니었음에도 최근 3년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집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지정 당시 부동산 시장의 컨디션과 무관하게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됐다. 부산의 조정이 시작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모든 지역이 다시 비(非)규제지역으로 변화됐고, 해수동은 다시 핫한 지역이 됐다. 입주를 앞둔 신축과 준신축은 매물이 아예 없다. 한동안 시세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지금이라도 부산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지금 부산에 관심을 갖는다면 어떤 지역을 봐야 할까?
부산광역시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던 지역은 해운대구, 기장군, 연제구, 남구, 수영구, 부산진구, 동래구였다. 조정대상지역의 지정과 해제는 국토교통부의 의사결정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해제에는 특별한 기준이 없다.
시세 변동률만 보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은 곳 중 하락 추세가 높지 않고 상승 추세가 있는, 시세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대부분의 분석과 기사는 시세 변화를 두고 구 단위까지만 분석한다. 조금 더 디테일한 분석이 필요하다. 동 단위, 아파트 단위까지 내려가야 한다.
부산은 질적인 수요 시장에 돌입했다. 싸다고 무조건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입지가 좋고 상품도 좋은 단지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수요층만 차고 넘치는 지역은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투자수요층이 몰리는 지역은 현재 규제가 없다. 이게 2019년 부동산 시장이다.
정리해보자. 부산광역시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7년 동안 쉬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7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 지정과 무관하게 조정 시장은 2016년 상반기부터 진행됐다. 정책과 무관하게 시장이 자체 조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몇몇 뜨겁게 상승하는 지역을 제외하면 부산은 대부분의 지역이 여전히 조정 중이다.
가격이 오르는 지역을 무조건 추격 매수하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 급등 시장의 끝에는 늘 거품이 있다.
부산은 이 조정 시장을 거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부동산 시장이 될 수 있다. 16개 구·군의 위상도 지금보다 더 분화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어떤 지역이 지금보다 상위로 올라갈 것인지 집중해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 등이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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