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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택시 승차거부 신고, 올해 절반으로 뚝 '타다 효과?'

타다 등장·서울시 단속 강화 맞물려…서울시 "단속 효과" 택시법인 "교육 효과"

2019.11.15(Fri) 16:56:53

[비즈한국]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1항에 따르면 택시 운전자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면 승차를 거부할 수 없다. 그러나 법은 법이고, 현실은 조금 다르다. 택시 운전자의 승차 거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부 승객은 수모를 참지 않고 승차 거부 신고를 한다. 서울시에서만 최근 4년간(2015년~2018년) 연 평균 70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그런데 올해 택시 승차 거부 신고가 예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 도심에서 ‘​타다’​ 차량과 택시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즈한국은 서울시에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택시 승차 거부 신고 및 처분 내역’을 입수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운수사업관리시스템’을 활용해 택시 승차 거부 신고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서울시 택시물류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택시 승차 거부 신고 건수는 7760건을 기록했다. 이후 해마다 700건 미만으로 신고 건수가 감소해 2018년엔 6218건이 접수됐다. 

 

통계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올 2019년 통계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6000건 이상이던 신고 건수가 2019년 9월까지 2580건으로 감소했다. 전년도 동월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 4621건과 비교하면 무려 절반에 가까운 2041건이 줄어든 수치다.

 

최근 5년간 서울시 택시 승차 거부 신고 건수. 올 2019년 수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급격하게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서울시


이러한 통계와 관련해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타다와 같은 ‘승차 거부 없는’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택시업계가 긴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유정훈 교수는 “택시업계가 그동안 시민들의 불만을 몰랐을 리 없다. 택시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으니 그 불만을 가볍게 여겼을 것”이라며 “최근 타다와 같은 새로운 차량 공유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제는 택시가 아니라도 탈 것이 생겼다. 전 국민이 구(舊)산업과 신(新)산업의 대결 국면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택시도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는 기존 택시 서비스에 느끼는 승객들의 고질적인 불만을 모두 개선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걸고 2018년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승차 거부 신고가 큰 폭으로 감소한 시기와 묘하게 맞물린다. 타다는 론칭 1년 만에 타다 베이직 운영 차량을 300대에서 1400대로 증차해 택시업계를 긴장시켰다. 누적 가입자 수는 올 9월 기준 125만 명을 넘어섰다.

 

타다를 종종 이용한다는 최선옥 씨(28)는 “업무상 짐이 많아 타다를 이용한다. 여행용 가방 2개 정도를 들고 택시를 잡으면 승차를 거부하는 운전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다는 승차 거부 자체가 없다. 내부 공간이 넓어 짐을 넣기에 편하다. 탑승자가 많아도 문제없다. 택시는 탑승 후에도 눈치를 봐야 하는데 타다는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법인들은 승차 거부 신고 건수 감소가 타다 등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노원구의 한 택시법인 관계자는 “신입이든 경력이든 입사 시 상담과 교육을 진행한다. 그 안에 승차 거부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후 정기적으로도 교육을 진행해 승차 거부를 막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타다와 경쟁하려고 승차 거부를 의도적으로 줄인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근 5년간 서울시 택시 승차 거부 행정처분내역. 2015~2018년에는 주의, 지도교육과 같은 행정처분이 주를 이뤘지만, 2019년에는 강도 높은 행정처분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서울시


서울시가 승차 거부에 대한 단속과 행정처분을 강화한 점도 신고 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체는 택시발전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택시운전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는 면허 취소, 택시법인에는 사업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택시 운송사업자와 운송종사자에 대한 단속과 행정처분 권한은 자치구에 있었다. 자치구는 그동안 승차 거부 신고로 접수된 택시운전자들을 솜방망이 처벌하는 데 그쳤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행정처분한 2만 13건 가운데 83%인 1만 6707건이 주의·지도교육에 해당했다. 17%만 경고·자격정지·자격취소·과태료 부과 등으로 처벌할 뿐이었다.

 

결국 서울시는 2월부터 자치구의 단속·행정처분 권한을 환수하고, 택시법인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그 결과 승차 거부 신고 건수는 2배 정도 감소했지만, 경고·자격정지·자격취소·과태료 등 수위가 높은 행정처분 건수는 682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9월 통계치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4분기까지 더할 경우 2018년 725건을 가볍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자치구에 승차 거부로 인한 행정처분을 맡기다 보니 처벌 수위가 약했던 것 같다. 승차 거부를 막고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올해부터 택시운전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리하는 운송사업자도 강력하게 처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서울시 택시법인 254개 회사 가운데 29개 회사에 사업 일시정지 60일 처분을 내렸다. 강력한 조치에 택시법인의 반발이 잦지만 이렇게라도 승차 거부를 막아야 한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라며 “물론 타다의 등장이 신고 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서울시는 단속과 처벌 강화로 승차 거부가 줄어든 게 명확한 이유 중 하나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정훈 교수는 “어떤 분야든 경쟁이 있어야 성장을 한다. 택시 운전자들도 경쟁자 등장에 ‘울며 겨자 먹기’로 승차 거부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단속까지 강화한 상황이라면 이 기회에 각종 규제나 규정을 완화해 신산업과 제대로 경쟁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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