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동원그룹의 주력 계열사 동원시스템즈와 동원F&B의 지난 3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반면 또다른 주력계열사 동원산업은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세무조사로 동원그룹이 어수선한 가운데 갈린 실적이라 그 배경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동원그룹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동원시스템즈의 3분기 매출은 26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60억 원, 95억 원으로 각각 13%,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의 3분기 매출액은 8249억 원으로 4.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54억 원, 235억 원으로 각각 7%, 1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원산업의 매출액은 7025억 원으로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82억 원, 11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동원그룹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지주사로 세우고 동원F&B,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를 지배한다. 그리고 이들 회사가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동원시스템즈와 동원F&B의 이번 실적에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특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동원F&B의 실적 부진이 눈길을 끌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원F&B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 419억 원을 밑돌았다”며 “시장의 기대치를 못 넘은 것은 마진율이 높은 선물세트와 참치캔의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럽게 주요계열사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자 일각에서는 지난 9월 받은 세무조사와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가능성은 낮지만 세무조사 가운데 진행한 회계 감사의 영향으로 기존보다 더욱 보수적으로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실적에 영향이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A 회계사는 “회계감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서로 관련이 없지만 이미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 (세무조사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지난 9월부터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세무조사를 담당한 국세청 부서는 조사 4국이며 조사대상은 동원F&B다.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은 기업의 탈세 비리 혐의가 있을 경우 조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해외 계열사를 많이 둔 동원F&B가 역외탈세를 한 혐의를 국세청이 포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김현준 국세청창이 역외탈세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후 착수한 세무조사라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동원F&B는 매체 광고비가 많이 늘어난 가운데 전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과 비교돼 수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물세트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동원시스템즈와 관련해서는 “해외 쪽에서 실적이 많이 나는 구조인데 그 부분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회계 감사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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