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토교통부는 11월 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및 조정대상 지역 일부 해제’를 발표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는 서울 27개 동(洞)이 지정됐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은 주로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 전체 45개 동 중 강남 4구에서 22개 동이 지정됐다. 그 외 지역 중에는 마포구 1개 동, 용산구 2개 동, 성동구 1개 동, 영등포구 1개 동이 지정됐다. 경기도 등 비(非) 서울 지역은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분양가상한제 지정과 함께 조정대상지역 해제도 진행됐다. 조정대상 지역에서 비규제 지역으로 해제된 곳은 경기도 고양시와 남양주시 일부 지역, 부산광역시 동래구·수영구·해운대구 전 지역이다. 11월 8일부터 이 지역은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 구, 고양시 일부(고양시-삼송택지개발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 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남양주시 일부(남양주시-다산동, 별내동), 용인 수지구, 용인 기흥구, 수원 팔달구 등 경기 13개 시군구와 세종시다.
규제와 완화 정책이 동시에 나왔다. 이것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은 정부에서 정비사업 및 기타 주택사업 추진 현황, 최근 주택 시세 상승률, 고분양가 책정 우려, 시장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洞) 단위로 ‘핀셋 지정’된 곳이다. 정부는 분양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배이거나 매매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거나 청약경쟁률 5:1(국민주택규모 10:1) 이상인 지역을 기준으로 지정한다.
정부는 이번 분양가상한제 지정 지역으로 일반분양 예정 물량이 많거나,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이 있는 사업장으로 확인된 지역을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강남·서초·송파·강동 4개 구(區)와 후분양·임대사업자 매각 등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이 있는 마포·용산·성동·영등포 4개구(區)가 지정 검토 대상으로 선별됐다.
지정된 지역 중 서울 내 타 지역과 비서울 지역의 투기과열지구(과천, 하남, 성남분당, 광명 등) 미지정에 대해 비판이 많다. 해당 지역에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유발 조짐이 있을 시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이번 발표로 현재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지역이 명확해졌다. 강남 4구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마포구 아현동, 용산구 한남동·보광동, 성동구 성수동1가다. 이 지역은 정부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대로 경기 고양시와 남양주시, 부산 3개 구(수영·동래·해운대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도 될 정도로 충분히 조정됐으며, 향후에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 지역을 모두 해제한 부산시와 달리 경기도 고양시와 남양주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해제했다. 제외된 지역은 여전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고양시 중 조정대상지역 해제 제외 지역은 삼송신도시, 원흥지구, 지축지구, 향동지구, 덕은지구, 킨텍스 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다. 남양주시에서 제외된 지역은 다산신도시와 별내신도시다.
정부는 경기도와 남양주시 일부 지역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발전 가능성을 들었다. 해제되지 않은 경기도 고양시의 지역 7개 지구는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고, 신축 단지 위주로 거주 여건이 양호해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GTX-A 노선 및 3기 신도시 관련 교통망 확충 등 개발 호재로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아 조정대상지역으로 유지됐다.
정리해 보자. 분양가상한제 시행 지역은 가격이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오를 수밖에 없는 1차 지역임을 정부에서 공인해 준 곳이다. 비서울 지역은 규제 지역으로 추가한 지역은 없고 해제를 한 지역만 있다. ‘해제’는 집값이 많이 상승해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조정 후 하락시장으로 전환될 때 실시된다. 그만큼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점이 부동산 시장을 접근하는 포인트다.
일반인은 규제하면 ‘규제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해제하면 ‘해제하나 보다’라고 판단한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는지 고려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많은 의사결정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우리는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현재 가장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몰리는 비규제지역인 부산, 울산, 거제, 창원, 청주, 천안, 전주, 포항에 대해 여러분들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모르면 투자하면 안 된다. 무조건 투자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지 말아야 할 상품을 제거하는 부동산 공부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미래 가치가 없는 상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선택할 만한 게 틀림없이 있다.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에서 늘 이야기하는 점이다.
지난 2년간 대대광(대전․대구․광주)를 제외하면 모든 지방 부동산 시장이 조정받았다. 이제 바닥을 다지고 상승하는 시장으로 터닝을 한 것인지, 지하 1층 밑에 지하 2층과 3층이 존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묻지마 찍어주기 강의’나 ‘부동산 추천 단체 카톡방’이 유행하고 있다. 전문가인 척하는 장사꾼이 영업하기 매우 좋은 시기다.
‘묻지마 추천 물건’은 여간해서 매수하지 않는 게 좋다. 모든 의사결정의 주체는 자신이어야 한다.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을 3개월만 꾸준히 읽어도 부동산 기본은 알 수 있다. 기본을 포기하고 엉뚱한 의사결정을 하면 안 된다. 만약 그동안의 칼럼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은 조건이라면 여러분은 기회가 아니라 위기를 잡은 것일 수도 있다. 매수할 때도 매도 전략이 없으면 무리하게 추격매수를 안 하는 게 좋다. 미래 가치가 보장된 것만 무리하지 않은 방법으로 매수하길 바란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 등이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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