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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9 서울커피쇼' 올해의 트렌드는 '착한 카페'

완전 분해 종이컵, 텀블러 자동 세척기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 등장…아직은 높은 가격이 걸림돌

2019.11.08(Fri) 16:19:29

[비즈한국] 아시아 최대 커피 산업 전시회 ‘제18회 서울카페쇼’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열었다. 서울카페쇼는 전 세계 커피 산업과 식음료 문화를 알리고 국내외 커피 산업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전시회다. 총 2027개 부스로 꾸려진 이번 전시회에는 커피 원두 및 장비, 식음료, 디저트, 인테리어 업체 등 커피 산업에 종사하는 40개국 635개 업체가 참가해 오는 10일까지​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아시아 최대 커피 산업 전시회 ‘제18회 서울카페쇼’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열었다. 사진=차형조 기자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서울카페쇼를 주최한 엑스포럼과 월간커피는 △고객 및 브랜드 맞춤형 서비스 △ 프로그램 혁신 및 체험 강화 △친환경 프로젝트 전개를 특징으로 꼽았다. 

 

주최 측은 전시회 기간 동안 친환경 캠페인인 ‘땡큐, 커피’를 열어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을 줄인다. 총 4개의 전시장 출입구에 텀블러와 머그컵을 씻을 수 있는 ‘워싱존’을 운영한다. 친환경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업체는 ‘그린부스’로 지정하고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시음컵과 친환경 재질의 홍보물, 재활용 가능한 부스 자재 등을 사용하게끔 했다.

 

제18회 서울카페쇼는 코엑스 전시장 출입구에 텀블러와 머그컵을 씻을 수 있는 ‘워싱존’을 운영한다.

 

참여 업체도 같은 마음일까. 2016년 유럽 플라스틱제조자협회가 세계 63개국을 조사한 플라스틱 생산량 및 소비량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벨기에,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협회는 한국이 2020년에는 145.9kg까지 소비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

 

환경부는 ​2018년 ​재활용 폐기물 관리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와 종사자에게 카페 안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도록 요청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은 정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고 매장 내 플라스틱 컵을 없앴다. 스타벅스의 경우 2018년 말부터 우리나라 1200여 매장에 친환경 종이 빨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커피 업계에서 탈(脫)플라스틱 바람이 불었을까. ​비즈한국이 서울커피쇼에 등장한 친환경 제품을 찾았다. 

 

#생분해 컵·빨대·봉투 “인기 높지만 가격 장벽”

 

식음료용기 제조업체 ‘제삼플라스틱’은 PLA(Poly Lactic Acid) 컵을 선보였다. 사진=차형조 기자

 

식음료용기 제조업체 ‘제삼플라스틱’은 PLA(Poly Lactic Acid) 컵을 선보였다. PLA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다. 일반 플라스틱과 같은 특징을 가지지만 열을 가하거나 물리적인 충격을 줘도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매립 시 100% 생분해된다. 제품 가격은 14온스 용량 기준 1000개들이 1박스에 11만 원 수준이다.

 

제삼플라스틱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PLA를 수입·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카페 문의도 많아졌만,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3배 정도 높아 큰 매출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년까지 PLA컵 800만 개(약 70억 원어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료용 빨대 제조업체 ‘서일’은 PLA, PHA, 종이, 등을 활용한 ‘생분해 빨대’와 ‘탄소 저감 빨대’를 선보였다.  사진=차형조 기자
음료용 빨대 제조업체 ‘서일’은 PLA, PHA, 종이, 등을 활용한 ‘생분해 빨대’와 ‘탄소 저감 빨대’를 선보였다. 사진=차형조 기자

 

음료용 빨대 제조업체 ‘서일’은 PLA, PHA, 종이, 등을 활용한 ‘생분해 빨대’와 ‘탄소 저감 빨대’를 선보였다. PHA는 바닷속 미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분해성과 물성이 뛰어나 PLA와 함께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로 활용된다. 탄소 저감 빨대는 가장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알려진 폴리프로필렌(PP)에 식물 기반 원료(Bio-PE)를 혼합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긴 했지만 사용량을 줄이고 탄소 저감 효과를 높였다. 

 

서일 관계자는 “환경부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 제품의 경우 인증기준에 따라 보통 180일 안에 90% 분해된다. 종이나 PLA로 만든 빨대가 일반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4~5배 비싸다면 자연분해성이 높은 PHA 빨대는 그보다 비싸다. 친환경 빨대에 대해 많은 곳에서 문의를 주는데 가격 부담을 느낀 업체는 더 저렴한 탄소 저감 빨대를 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용기 및 포장필름 제조업체 ‘세림비앤지(B&G)는’ 생분해성 봉투와 식품용기를 내놨다. 사진=차형조 기자
용기 및 포장필름 제조업체 ‘세림비앤지(B&G)’는 생분해성 봉투와 식품용기를 내놨다. 사진=차형조 기자

 

용기 및 포장필름 제조업체 ‘세림비앤지(B&G)’는​ 생분해성 봉투와 식품용기를 내놨다. 봉투는 PLA와 석유 기반 생분해 원료 PBAT를 섞어 만들었다. 가격은 가로 34cm 세로 50cm 기준 100~120원으로 시중 플라스틱 비닐 봉투보다 2~2.5배가량 비싸다. 세림비앤지는 현재 이디야, 니나스, 오설록 등 프랜차이즈 카페와 유통사 등에 생분해성 봉투를 납품하고 있다.

 

세림비앤지 관계자는 “2018년 새림비앤지 매출 규모가 350억 원 수준이었는데 친환경 비닐 비중은 18억 원 수준이었다. 올해는 4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한다. 친환경 봉투에 대해 문의도 많고 분위기가 좋지만 가격을 보고 포기하는 현실이다. 사용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면 플라스틱 봉투 대비 2배 수준까지 가격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카페에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법으로 강제되지 않아 많이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텀블러, 허스키컵


한국 진출 4개월 차인 호주계 스타트업 ‘허스키(Huskee)’는 커피 생두 껍질 ‘​허스크’​로 만든 텀블러(허스키컵)를 선보였다. 사진=차형조 기자


한국 진출 4개월 차인 호주계 스타트업 ‘허스키(Huskee)’는 커피 생두 껍질 ‘​허스크(Husk)’​로 만든 텀블러(허스키컵)를 선보였다. 생두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허스크(60%)와 폴리머(40%)를 섞어 만들었다. 매년 전 세계 커피농장에서 허스크 약 170만 톤이 배출된다. 허스키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 Starter)’ 모금을 통해 2017년 호주에서 허스키컵을 출시했다. 현재 세계 21개국에서 사용하며, 호주에서만 1000여 개 카페가 허스키컵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리드 미포함)은 한국 기준 178cc 1만 원, 236cc 1만 4000원, 355cc 1만 6000원이다.

 

허스키 공식 유통판매사인 KD&G 관계자는 “허스크만 사용할 경우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분해가 되지 않는 폴리프로필렌을 첨가했다. 100% 허스크로 만든다면 컵만큼의 폐기물만 없어지지만 내구성을 높여 일회용 컵을 대체하면 확장성이 생긴다는 취지였다. 호주에서는 당장 가지고 있는 텀블러가 없어도 일회용 컵 대신 이 컵을 교환해 쓸 수 있는 시스템(허스키 스와프)을 운영 중이다. 한국에도 점차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분 만에 거품 세척·건조까지…세계 최초 ‘셀프 텀블러 세척기

 

‘제로퍼스트(ZERO-FIRST)’는 1일 출시한 세계 최초 텀블러 세척기(텀블러 마스터)를 선보였다. 사진=차형조 기자

 

‘제로퍼스트(ZERO-FIRST)’는 1일 출시한 세계 최초 텀블러 세척기(텀블러 마스터)를 선보였다. 고객이 개인 텀블러나 머그컵을 기기에 넣으면 최소 2분 만에 자동으로 거품 세척·건조한다. 바코드 인식기를 부착하면 텀블러 사용량과 사용자 주문 정보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가격은 300만 원 수준으로 커스터마이징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상일 제로퍼스트 대표이사는 “세척의 번거로움을 줄여 텀블러 사용률을 높일 수 있을뿐더러 업체에서는 텀블러 사용량 등을 집계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기기는 60~80도 물로 고압 세척한 뒤, 세제를 쏘고 또 한 번 세척한다. 제트기류를 생성해 건조하고 LED 살균까지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분이다. 일회용 컵 사용량이 많은 공유오피스 업체와 납품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로 판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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