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에버랜드’를 이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정금용 대표(부사장)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에버랜드의 진정한 ‘테마파크 반열 달성’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로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금용 대표는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와 옛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전무와 부사장을 역임한 인사 전문가다. 그런 그가 2018년 1월부터 에버랜드와 함께 삼성의 단체급식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 대표를 맡게 됐을 때 전문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정 대표는 삼성전자와 미래전략실 인사 임원 시절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2018년 6월부터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같은 해 2월 삼성의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삼성전자 본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삼성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무더기로 입수하면서 불거졌다.
정 대표는 에버랜드 등을 이끌면서 전문 분야인 인사 영역에서 인재 양성과 직원 챙기기 등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흔들리는 양상이다.
에버랜드는 사내 협력기업의 노조 와해 문제에 연루되면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정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때와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버랜드 사측은 에버랜드 내 차량운행 업무를 전담하는 협력기업인 CS모터스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됐을 때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원들을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에버랜드 측은 지난 6월 11일 노조원에게 노조 탈퇴 회유와 함께 “외부로 (회유사실을) 발설할 시 망치로 때려죽이겠다”고 협박하며 노조 와해 행위에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돼 파문이 확산됐다.
노조는 에버랜드 사측이 감시를 위해 조합원 개인 취향이나 지인 관계, 자산, 주량 등까지 세세하게 파악한 이른바 ‘100과 사전’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 9월 17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노조를 방해한 혐의로 삼성 에버랜드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정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사 역시 압수수색을 받았지만 재판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정 대표는 에버랜드를 진정한 테마파크 반열에 올려 놓아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
에버랜드는 국내 최대 테마마크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넘치는 다양성에 빈약한 통일성으로 인해 진정한 테마파크와는 거리가 멀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회원수 1만 9000여 명의 테마파크 마니아들의 정보 공유 인터넷 카페인 ‘에버랜드커뮤니티(에버컴티)’는 선진 테마파크들에 비해 부족한 에버랜드의 단점에 대해 ‘메인 테마의 부재’, ‘낙후된 매직랜드 지역’, 테마파크의 꽃으로 꼽히는 ‘다크 라이드의 빈약함’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매직랜드’는 에버랜드의 골칫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에버컴티에 따르면 매직랜드는 에버랜드의 전신인 자연농원이나 페스티발 월드 때 지어졌던 20~30년 된 오래된 놀이기구들이 방치돼 있다. 테마가 확고한 것으로 꼽혔던 ‘이솝빌리지’도 매직랜드 소속에서 독립한 상태여서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다크 라이드는 탈것을 타고 실내를 누비는 시설들을 말한다. 실내라는 집중력 높은 공간을 통해 테마파크로서 테마와 스토리를 방문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에는 호평을 받아 온 ‘지구마을’이라는 다크 라이드가 있었으나 2015년 폐쇄되면서 사실상 명맥이 끊긴 상태다.
더욱이 에버랜드는 2016년 개장 40년을 맞아 마스코트를 레니와 라라로 바꿨음에도 여전히 이전 마스코트인 라시언과 라이라의 조형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여러 지적들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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