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5일 오전 8시 10분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CJ대한통운택배 중구지점’ 주변은 불법 주정차된 택배 화물차(화물차)와 택배상자를 옮기는 기사들로 북적댔다. 출입구 양 옆으로 150m 정도 되는 이면도로에는 10대가 넘는 화물차가 불법 주정차하고 있었다. 먼저 온 화물차들로 상하차 시설 내부가 가득 차자, 뒤늦게 도착한 화물차는 지점 입구 근처 도로변에 자리를 잡았다.
공덕역 인근 ‘CJ대한통운택배 중구지점’ 주변의 불법 주정차 문제가 몇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당 지점에서 물건을 받는 택배기사들은 오전 7시조와 오전 10시조로 나뉘어 출근하며, 물건을 싣고 떠나기까지 2~3시간 동안 화물차를 주차한다. 문제는 내부에 주차공간이 부족해 지점 입구 주변 도로 양쪽으로 불법 주정차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택배기사 A 씨는 “일찍 도착하면 내부에 주차해서 물건을 싣지만, 나중에 도착하면 밖에 주차하고 기다리거나 끌개를 이용해 물건을 나르는 수밖에 없다. 불편하지만 공간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CJ대한통운택배 중구지점 바로 앞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B 씨는 “화물차가 늘 도로에 주차돼 있다. 오전에는 골목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화물차가 꽉 차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틈밖에 없다. 오후에도 늘 두세 대 이상의 택배 차량이 도로에 주차돼 있다”고 말했다. 인근 교회를 다니는 40대 C 씨도 “택배 화물차가 늘 주차돼 있으니 예배 볼 때 차를 가져오지 않는다. 오전에는 택배 화물차로 도로가 꽉 차 걸어 다니기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몇 년째 해결책 없이 불법 주정차를 방치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거리뷰를 보면 몇 년간 계속된 불법주정차 문제가 드러난다. 2017년 6월 네이버 지도의 해당 위치 거리뷰에는 5대의 화물차가, 2018년 4월에는 3대의 화물차가 불법 주정차 돼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땅값 때문에 지점들이 외곽으로 많이 빠졌다. 서울권 내 부지는 아무래도 규모가 크지 않아 주차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체 부지를 마련하도록 진행 중이다. 부지를 구하고 그에 맞는 설계를 해야 해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 주정차 문제는 신경 쓸 것”이라고 해명했다.
택배기사들이 모인 단체카톡방을 통해 불법 주정차 단속 일정이 공유된다는 증언도 나왔다. 앞서의 택배기사 A 씨는 “단속이 뜬다고 카톡방에 공지되면 잠깐 차를 뺐다가 다시 온다.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기사는 과태료도 본인이 물어야 한다. 물건을 싣고 가려면 불법 주정차라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기사 D 씨는 “몇 년 전부터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단속이 떠도 단체카톡방에 미리 공유하면 기사들이 잠시 이동했다가 다시 주차하니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외곽으로 부지가 이전하면 유지비, 기름값은 누가 대나. 해결책이 없어서 계속 이 상태”라고 전했다.
마포구청 주차단속팀 관계자는 “해당 지역을 민원 다발 구역으로 인지하고 있진 않다. 그때그때 민원이 들어오면 단속을 나간다. 단속 일정이 미리 공유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CJ대한통운 택배 상하차 과정의 불법 주정차는 해당 지점 외에도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인근의 CJ대한통운 중부사업소(특송사업소)는 화물차 도로 무단점유 문제가 불거지자 2018년 7월 시설 일부를 다른 사업소로 이전했다. (관련 기사 [현장] CJ대한통운 차량 서빙고로 주택가 무단점유 '체증유발자') 대전 대덕구 문평동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인근의 문평동로도 CJ대한통운 화물차량 불법주차로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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