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렌털 1위 웅진코웨이의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제품 설치 및 수리를 담당하는 기사들의 직고용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넷마블과 주식매매계약 성사 과정에서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CS닥터 노조 측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노조 측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논의 중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의 CS닥터 노조 측은 4일 “우선협상대상자인 넷마블과 웅진코웨이 간 주식매매계약체결(SPA) 임박한 가운데 사측과 만남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예정된 것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CS닥터는 웅진코웨이 제품의 설치와 수리를 담당한다. 노조 집계에 따르면 현재 CS닥터 노동자 1560명 가운데 1547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최근 가전제품 업계는 수리기사의 직고용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동종업계의 SK매직은 2017년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기사들을 SK매직서비스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반면 웅진코웨이는 CS닥터의 지위를 개인사업자라고 자체 해석하면서 고용 문제를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하지만 지난 6월 법원은 CS닥터 기사가 사측을 상대로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기사들을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판단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CS닥터 노조는 이를 근거로 웅진코웨이 측이 CS닥터 기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S닥터 노조 측은 웅진코웨이가 매각되기 전에 고용보장 조건을 조율하고 싶지만 미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경원 CS닥터 노조 사무국장은 “SPA가 언제 체결될지 모를 상황에서 노조 측이 사측(웅진코웨이)과 만남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웅진코웨이 매각가 상승을 이유로 CS닥터 노조의 입장이 관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 진행 과정에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 매매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사측에서 최대한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웅진코웨이 사측과 노조 간 원만한 협의가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K매직 사례를 보면 수리기사 및 서비스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비용 상승이 불가피했다. 정규직 전환을 시행한 2017년 SK매직의 자회사 SK매직서비스의 판매비와관리비 중 급여는 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 인력은 약 200명으로 CS닥터 정규직 전환 요구 대상자 1500명보다 적다.
이와 관련해 웅진그룹 측은 “웅진코웨이가 CS닥터와 지속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가로 1조8000억 원을 써내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05%를 소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시장에서는 넷마블과 웅진코웨이 간 시너지 효과보다 넷마블의 2대주주 CJENM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CJ그룹과 웅진코웨이 간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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